[주식경제] 예상보다 줄어든 친환경 투자..."글로벌 동맹 강화하기 위한 美 인프라 부양책 "

● 출연 :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美 증시, 초대형 인프라 투자책 때문에 상승했나?

= 참 신기하죠. 미국에서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는데 대형 기술주는 올라가고 인프라와 관련된 주식들은 못 올라가요. 마지막까지 민주당이 요구한 게 2조 8천억 달러죠. 이미 2조 달러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 때부터 합의가 돼 있던 내용입니다. 이거는 진짜 인프라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 6천억 달러를 더해서 2조 8천억 달러를 민주당이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실제로 발표한 거를 보면 2조 2천억 달러예요. 이걸 날려버렸습니다. 이건 대부분 증세와 관련된 내용이죠.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증세하겠다,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번 인프라 투자에서 그게 빠져버렸습니다. 어떤 의미냐면 증세를 하기는 하겠지만 굉장히 약화됐다고 봐야 됩니다.

= 사실 지난 가을에 민주당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는 블루웨이브가 올 수도 있겠다면서 대형 기술들 특히 페이스북, 구글 같은 경우는 회사 분할 얘기까지 나왔거든요. 그리고 증세를 하게 되면 대형기술주들이 피해를 많이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에 나스닥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인프라 투자 발표에서 2조 달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고, 어느 정도 실망감이 생기면서 그동안 기대했던 친환경 에너지 쪽에서는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예요.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종목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아진 건 없고 오히려 약화되면서 약세나 보합권을 보였습니다. 대신 그동안 인프라 투자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대형 기술주들이 그동안의 약세를 뚫고 올라온 모양입니다.

Q. 바이든 정부 친환경 에너지 투자...재추진될까?

= 원래 2조 달러 인프라 투자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 때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합의가 된 건데 그 뒤에 전략적인 의도가 있다고 봐야 돼요. 왜냐하면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가 되면서 미국이 중국과 선을 그으면 그을수록 그동안 중국에 수출을 하면서 많은 경제적인 혜택을 입었던 캐나다나 호주가 상당히 심각한 경제 압박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미국의 동맹체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이야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동맹 국가를 강화하기 위해서 인프라 투자를 해야 된다.` 그동안 중국이 자원을 주로 수입해왔는데 이걸 미국이 수입을 해서 동맹관계를 강화시키려고 하는 거죠. 호주를 위해서라도 인프라 투자는 안 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하기로 돼있었던 것입니다.

= 지금 시점에 어떤 분들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 1조 9천억 달러의 경기 부양책 쏟아 놓고 또 뭐 하는 것이냐. (1조 9천억 + 2조 2천억 달러) 그런데 인프라투자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긴 시간, 10년 동안 일어날 것이고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 지금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 친환경을 못 넣었단 말이죠. 그거는 제가 볼 때 공화당 도움으로 인프라 투자를 빨리 발표해야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공화당과 지금 선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정치적으로 보면 내년 말에 미국 중간 선거가 있잖아요. 증세가 너무 많이 되어서 중간선거에서 가령 하원을 공화당에게 넘겨주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거예요. 물론 지금은 상원도 통과시킬 수 있으니까 무리해서라도 친환경 에너지까지 대규모 증세에 들어가자는 강경파들은 당연히 존재하겠죠. 그런데 중도파들은 아니 뭘 그렇게 급하게 생각하냐, 일단 만들어놓고 내년 말에 중간 선거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민주당 블루웨이브를 만들어 놓고 난 다음에 해도 되는 거 아니냐. 그런 것이죠. 이번에도 결국 막판에 민주당의 온건파, 중도파들이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관련된 예산은 다음 번에 하자라고 넘긴 것 같습니다.

Q. 美 부양책, 기술주 상승 이끄나?

= 이 종목군에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기술주들이 있죠. 반독점법으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고, 증세가 이뤄지면 이 종목군들이 피해를 많이 볼 걸로 생각됐었죠. 지금 올라가고 있는 종목은 대형 기술주 전반이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6천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빠졌기 때문에 증세도 생각보다 그렇게 클 것 같지는 않고, 증세가 대규모로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내년 말에 중간선거 이후에 이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6개월 가까이 대형 기술주가 러셀2000과 같은 소형주에 비해서 약세였어요. 어느 정도는 손바꿈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대형 기술주의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역설적입니다만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는데 기대에 비해 규모가 확 줄어들었죠. 인프라의 반대쪽에 있으면서 그동안에 나쁠 거라고 생각됐던 기술주가 올라가고,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올라갔던 종목군은 조정을 받은 것이죠.

Q. 美 법인세 인상, 기업 EPS(주당순이익)에 미칠 영향은?

= 이번에 증세가 얼마 만큼 있을 것이냐는 건데, 예전에 트럼프 대통령 때 인하했던 거를 그대로 되돌린다면 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기업이익이 S&P500 기준으로 15~20% 떨어진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작년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주식시장이 큰일난다는 얘기가 있었죠. 그런 부분은 선거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굉장히 완화를 시켜줬어요. 이번에 나온 인프라 투자를 보면 6천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가 안 들어갔기 때문에 증세가 그렇게 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긴 하겠습니다만 눈에 잘 안 띌 정도가 아니겠는가 싶습니다.

Q. 美 국채 금리 안정...국채시장 흐름 진단?

= 인프라 투자가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에 국채 발행량이라고 하는 게 많이 줄었잖아요. 2조 8천억 달러에서 2조 2천억 달러로 줄어든 거니까 전반적으로 채권 시장에서도 장기물 수급이 안정됐던 거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Q. 실적 장세 국면으로 진입할까?

= 유동성 장세가 끝났고 실적 장세로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까지 실적이 그렇게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 국면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유동성 장세가 언제 끝났는가? 1월 초부터 미국 연준 이사들이 이야기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이 말인즉슨 그전에는 출구 전략을 4~5년 뒤에 할 거라고 이야기 해왔는데 이걸 앞당길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달러화가 약세를 멈추고 강세로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10년짜리 국채금리가 1월 초에 1.0%를 뚫고 올라가더니 그냥 훅 위로 올라가버리는 일이 발생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1월 초 중순 정도 채권·외환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끝났다고 봐야 될 것 같고 주식시장은 조금 늦었어요. 2월 초중순에 우리나라도 코스피가 3,200포인트 갔었고, 신흥국 주가지수도 상당히 가파른 상승을 합니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였죠. 유동성 들어오니 물 들어온다, 노 저어라 이런 식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때 를 기점으로 주식시장도 채권·외환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습니다. 유동성 장세는 아니구나, 그러면 경제가 좋아진다는데 실적 좋아지는 쪽으로 가보자 하고 간 것이죠.

= 그때부터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것들을 봤더니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기계 산업 가동률이 올라가는 예를 본 것이죠. 자동차 하면 독일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그 국면에 들어간 것이죠. 작년 말부터 반도체나 자동차 공장 가동률이 우리 눈에는 상당히 많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투자자들이 이제 유동성 이야기는 그만하고 실적 이야기하자. 이렇게 보니까 반도체, 자동차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것이 전통적인 경기 민감주하고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어요. 물론 겹치는 부분이 많기는 합니다만, 이 경우에는 자동차하고 반도체가 확실한 투톱 체제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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