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매출 비율 66%…올해 원자재 운송하는 벌크선 물동량 ‘껑충’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원자재 가격 상승에 주목받는 팬오션
공산품을 운반하는 컨테이너선의 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58.3% 상승했다. 한국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주가는 같은 기간 272.0% 상승했다. 공산품의 주요 소비처는 선진국이기 때문에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선진국 소비와 밀접하게 움직인다.

미국의 재정 정책이 견인한 공산품 물동량 반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육상 운송과 하역 지연 사태가 컨테이너선의 시황 개선과 운임 상승을 야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실업률 상승, 고용 소득 감소에도 부양책의 힘으로 공산품 소비는 지난해 3분기 반등했다.

코로나19로 인프라와 같은 실제 수요를 창출하는 재정 정책을 집행하지 못한 미국은 경기 부양책으로 소득 보전을 택했다. 직접적 현금 지급을 통한 소비 확대로 경기를 지탱했고 공산품을 운반하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는 벌크선(건화물 운반선)의 호황이 예상된다. 1분기 평균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675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연초 대비 66.0%, 전년 대비는 265.0% 상승했다. 벌크선은 주로 철광석·석탄·곡물과 같은 원자재를 운반한다.

벌크선 물동량과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매우 높은 상관관계(0.79)를 보인다. 선진국은 공산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신흥국에서 수입한다. 신흥국은 원자재를 활용해 선진국에 수출하는 공산품과 직접 사용할 재화를 자급한다. 원자재를 많이 수입하고 벌크선 물동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신흥국의 공장 가동이 활발해지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신흥국 경기는 지난해 11월 8일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급격한 개선을 보였다. 신흥국 경기 동행지수인 신흥국 통화지수는 한 달 동안 5.4% 상승했다. 기축 통화국이 아닌 신흥국은 재정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외화를 차입해야 한다. 통화지수 안정이 필수 조건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경기 전망 변경으로 통화지수가 안정화됐다.

이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신흥국의 경기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원자재 수출국인 신흥국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재정 정책 집행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벌크 물동량의 수요를 자극하고 BDI 상승의 원인이 된다. 제조업체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 빠르게 원자재를 구매하려고 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이 원인이다.

지난해 2분기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5%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낮은 기저의 영향으로 2.7%가 예상된다. 기저 효과가 있는 6월까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돼 원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최대 수혜 기업은 팬오션이다. 팬오션은 217척의 선대를 운용하는 한국 최대 벌크선사다. 벌크선 매출 비율은 66.0%다. 벌크선 매출 중 약 70%는 현재 운임에 기반해 계약이 체결된다. 운임이 오르면 전체 매출의 약 50%가 비용 증가 없이 상승한다. 추가 용선을 통한 이익 창출도 가능하다. 추세적 신흥국 경기 개선 구간에서 선사들은 적극적으로 선박을 임대해 영업 실적을 확대한다.

팬오션의 주가는 과거 신흥국 경기 호황기인 2017년 고점을 돌파했다. 올해는 2017년보다 더 높은 BDI와 영업 실적이 예상된다. 과거 기업 회생 구간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안정적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한 배당,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지난해는 오랜 기간 침체를 겪었던 HMM이 빛을 본 한 해였다. 올해는 팬오션의 비상이 기대된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0 하반기 운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