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감사의견 거절 상폐 위기…3·4월도 `반쪽 월급`
단기법정관리(P플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차가 결국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등이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꼽혔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4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개별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부적정이거나 의견 거절인 경우 거래소가 해당 보통주권을 상장 폐지한다.

쌍용차 주권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됨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날 쌍용차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공시했다. 쌍용차 주식은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다만 정리매매 시작 전 감사인이 해당 사유가 해소됐음을 증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 등에는 상장 폐지가 유예된다. 이의신청시한은 4월13일이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1.8%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2017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는 작년 4천49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 적자 규모가 2019년(2천819억원) 보다 크게 늘었다. 쌍용차의 작년 매출은 2조9천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감소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날 노조와의 협의 끝에 3월과 4월 직원 임금을 50%만 지급하고 나머지 50%의 지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과 2월에도 직원 임금 50%의 지급을 유예한 바 있다.

쌍용차는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최종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산업은행이 지원 조건으로 뼈를 깎는 각오를 주문하며 사실상 생사기로에 선 상태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의 사업 지속성과 3천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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