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한패스 대표

FINTECH LEADER

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환상적인 만남,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달의 핀테크 리더는 해외송금 전문 기업 ‘한패스’의 김경훈 대표다.
김경훈 "외환 결제 플랫폼으로 'K-금융 한류' 일으킬 것"
“환거래(FXtrading) 노하우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개인 간(P2P) 서비스는 물론 기업과 소비자 간(B2C), 기업 간(B2B) 거래 시장을 아우르는 외환 결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K-금융 한류를 일으키고 싶다.”
3월 16일 서울 성동구 한패스 본사에서 만난 김경훈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투자 유치 설명회(IR)를 통해 금융사의 협업과 투자를 받은 김 대표의 모습은 다소 상기돼 보이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 소액 해외송금 전문 기업 한패스는 2017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해외송금 거래금액 1조 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업체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패스는 글로벌 송금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3월 호주 법인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형 ‘레볼루트(revolut: 영국 핀테크 송금 기업)’를 지향하는 한패스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회사를 간략히 소개해달라.
“한패스는 2017년 2월 설립해 네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여 개 국가에 글로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 55만 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비스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의 송금 서비스로 다져진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국내, 해외-해외 간 글로벌 송금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호주법인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한패스의 강점인 환거래 노하우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P2P 서비스에서 B2C, B2B 외환 결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전문가 영입은 물론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2020년 6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시작으로 2021년 1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을 위한 이월넷(e-wallet) 선불카드 및 이커머스(한마켓) 등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접근해 그들의 생활금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국인 비대면 정보기술(IT) 솔루션을 핵심 역량으로 삼고 2022년에는 글로벌 외환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업에 영향은 없는가.
“코로나19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업을 다지고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한패스는 코로나19 이후 송금 시장 자체 규모가 감소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사업 실적을 달성했다. 이용자들의 경험을 통해 비대면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의 편의성과 안정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던 게 주요 성장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3년간의 매출 추이는 어떠한가.
“우리 회사 매출액은 2018년 22억 원, 2019년 55억 원, 2020년 91억 원을 달성했다. 매년 2배 이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10억 원이며 2022년 352억 원, 2023년 427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기존의 당발(국외로 보내는 외화 송금)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더불어 그동안 준비해 온 신규 사업들의 출시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 3월 모바일 이월렛(선불) 및 국내외 선불결제 기능이 업데이트 됐는데 최소한의 터치로 365일 24시간 송금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이월렛 서비스를 기반으로 크로스보더(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지원하는 대중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한패스는 16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과 한패스 직영 고객센터가 있어 해외 고객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송금에 주목한 이유는.
“‘뱅킹은 남고 뱅크는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은행의 역할이 과거와 사뭇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해외송금 서비스는 불편하고 레거시(과거 사용했던 시스템 및 응용 프로그램)한 부분이 많았다. 사업을 결심한 2013년에도 이미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은행에서 비은행 주도로 변화하고 있었고, 오픈뱅킹 등이 나오면서 여러 곳에서 IT 기반 금융이 기존 금융을 대체할 것이라는 뉴스와 정보 등을 들으면서 착안하게 됐다. 처음 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국내 금융사들과의 관계가 힘들었다. 국내 금융사들만이 독점하고 있던 송금 사업이다 보니 은행들의 보수적인 태도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패스의 해외송금 시장 규모는.
“한패스는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을 통해 성장해 왔다. 지난해 누적 거래금액 1조 원을 달성하는 등 소액해외송금업의 대표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내국인 송금 시장을 포함해 연간 약 30조 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개인 해외송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다. 따라서 앞으로 내국인 송금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패스만의 특장점은 은행보다 낮은 수수료, 빠른 속도, 받는 사람의 계좌가 없더라도 식별번호와 신분증을 확인해 현금을 내주는 등의 편리한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김경훈 "외환 결제 플랫폼으로 'K-금융 한류' 일으킬 것"
한패스의 강점 및 장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은행보다 저렴한 환율 비용(은행 대비 70~90% 저렴), 모바일을 통한 간편 이용, 1시간 이내의 빠른 송금 등이 강점이며 ‘전자금융거래법’을 원칙으로 한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해외송금 솔루션을 안전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이 해외송금을 쉽고 빠르며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위해 언어 지원, 법률 자문, 대출 및 보험 등 타지 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한패스는 개인 간 해외송금을 넘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해외송금 결제 업무를 지원해 시간 절약, 업무 효율성 제고, 국내외 기업들 간 다이렉트 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한류 붐과 함께 찾아온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가 가능하고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한 관광 IT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송금 △결제 △관광 관련 글로벌 기업들과의 업무 협업을 통해 향후 세계적인 송금 경제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한패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최근 동남아 외 호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호주는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재외 동포와 유학생이 많은 국가이며, 송금 시장 규모도 21억84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11위 규모의 큰 시장이다. 이미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다년간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 최근에는 QR 코드를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해졌다. 이제는 한패스 앱 하나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갈 전략이다.”

수수료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확한 지적이다. 한패스는 수수료가 주된 수익원이 아니다. P2P, B2B, 당타발(국내-해외) 송금 및 온라인 전자결제(PG), 모바일 결제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한패스는 거래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한 수수료 원가 절감과 FX 운영 노하우 등을 통한 환수익 안정성 확보로 고객에게 더 낮은 수수료와 더 좋은 환율을 제공해도 수익이 보전되는 FX 기반의 종합 금융사로 탈바꿈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해외송금 시장에서 한패스의 사업 방향이 궁금하다.
“국가는 존재하지만 국경 간 거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외결제가 빈번해짐에 따라 사용자 입장에서 송금과 결제 서비스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한패스는 해외송금 시장을 넘어 해외결제, 해외환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외환 플랫폼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
이를 통해 국내 거주 외국인뿐 아니라 해외 거주 교민, 방한 외국인, 해외 여행객 모두가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전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교두보로 삼아 개인뿐 아니라 국내외 기업들의 편리한 국경 간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확장할 것이다.”

보안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가.
“서비스 다각화 대응을 위한 최신 보안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여전히 어려움은 많지만 보안 규정에 있어서만큼은 기본에 충실하고 정해진 프로세스를 지키자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내부 교육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한패스의 사업은 외환거래를 수반하는 크로스보더 시장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는 우선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첫째로 해외송금 사업 분야에서는 해외공금 수취 서비스와 글로벌 현지 진출을 통해 글로벌 송금 업체로서 성장하고, 둘째로 결제 사업 분야에서는 선불 월렛을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타지에서 생활하는 내국인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인 사업 분야에서는 국내 외 기업들 간 거래대금 송금 서비스와 국경을 넘어서는 다이렉트 정산 등의 다양한 경상거래 외화 송금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김경훈 대표는…
고려대 스포츠학부를 졸업하고, 엠파이어에프앤디(부동산/시행개발), 한패스 인턴셔널(구매대행), 한패스 글로지스(글로벌물류), 한패스 로지스틱스(필리핀물류)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