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직업 상담부터 취업 알선까지 진행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에 나가려는 경단녀들의 용기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경단녀들이 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용기를 내서 밖으로 나와야죠.” 송은경 시흥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팀장은 2010년부터 시흥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이하 새일본부)에서 직업상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취업 상담부터 알선, 구인 발굴, 동행면접, 취업 박람회 등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들의 취업을 위한 제반 업무다.

Profile
송은경 시흥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직업상담 팀장
송은경 직업상담팀장. 사진=조수빈 기자
송은경 직업상담팀장. 사진=조수빈 기자
경단녀 재도전을 지원하는 시흥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새일본부에서는 지난해 ‘시흥시 워킹맘 주거공간개선(정리수납) 사업’을 시행했다. 해당 사업은 가사노동 부담이 있는 워킹맘들을 대상으로 정리수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자는 취업을 희망하는 경단녀들이다. 이 사업을 통해 새일본부에서는 총 140가구를 대상으로 정리수납 서비스를 제공했다. 새일본부에서는 이러한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해 정리수납 1급 전문가 협동조합 창업 과정, 가정관리사 양성과정 등을 준비해왔다.

새일본부는 이러한 과정 중 시화국가산업단지(이하 시화공단)와 같은 제조업에서도 정리수납 서비스의 니즈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동선별, 종류별로 현장의 부품을 정리한다면 비용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새일본부는 이러한 활용도를 알려 시화공단의 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리수납 서비스를 3개월 제공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소속 경단녀들의 역량 강화나 전문성 확보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새일본부가 운영하는 사업에 참여한 경단녀들은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협력을 위해 협동조합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30명 가량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2018년 설립됐다. 협동조합원들은 새일본부의 지원과 함께 더 많은 경단녀들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경단녀에서 경단녀 지원 사업에 뛰어들기까지
송 팀장 역시도 경단녀였다. 결혼 전 학원에서 일을 했던 송 팀장은 결혼 이후 학생 과외를 하며 커리어를 이어 갔다. 하지만 정규적으로 일을 하기는 힘들었다. 이에 고용센터에서 일하는 동생에게서 정보를 받아 노동부 상담센터에 지원했다. 근무 중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따고 이후 안산 중앙IT직업전문학교에서 직업상담사로 일했던 경력도 있다. 꾸준히 새롭고 보람찬 일을 찾던 그는 두 번의 도전 끝에 같은 경단녀를 돕는 새일본부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일을 하며 발견한 경단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어떠한 일을 하고 싶은지, 목표가 무엇인지 조차 설정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상담과 교육을 통해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첫 발판을 제공한다. 이후에도 어려움은 이어진다. 기존에 해왔던 업무와 아예 다른 과정 교육을 받은 경단녀들은 새로운 사회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 한다. 송 팀장은 “안해봤던 일, 새로운 조직에 가서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교육과정 이후 바로 취업이 되면 조금 덜하지만 그 사이에 간격이 있는 경우 좀 더 어려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최근에 총무사무원직으로 취업 알선을 해드렸다는 한 경단녀의 사례를 들었다. 송 팀장은 “한 회사에서 부장 직까지 올랐던 경력을 뒤로 하고 경리 업무를 시작하신 분이다. 관리직에서 다시 세부적인 업무를 하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계속 필요한 지식들을 배워가며 일을 하고 계신다”며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용기”라고 강조했다.

새일본부는 출장이 다소 잦은 편이다. 구인 발굴을 위해 인사담당자를 만나고 기업 방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재상, 인사담당자의 특징 등을 파악해 구직자 상담에 자료로 활용한다.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해 잦은 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구직이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애로 사항은 없는지, 근무 개선 사항은 없는지 등을 꾸준히 파악한다. 그는 “현수막, 전단지나 공고도 홍보가 될 수 있지만 업체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 새일본부를 알리는 것이 진정한 홍보가 된다”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끼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좀 더 현장에 가까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흥여성새일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워킹맘 주거공간개선 지원사업. 사진=시흥시
시흥여성새일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워킹맘 주거공간개선 지원사업. 사진=시흥시
경단녀 위한 폭넓은 지원은 아직도 필요하다
올해도 정리수납 서비스는 기존처럼 지원할 예정이다. 3월 17일부터 경단녀 20명을 선발해 가정관리사 2급 자격증 취득을 지원한다. 홈케어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고객 맞춤형 가사서비스는 경단녀들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흥새일본부는 여성창업공간, 인큐베이팅 공간을 마련해 여성 창업에 대한 지원도 계획 중이다.

송 팀장은 취업을 준비하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용기를 낼 것’을 권했다. 송 팀장은 “지원본부에서 여러 가지 교육이나 취업 알선은 진행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은 경단녀들을 몫”이라며 “바뀌는 제도와 함께 경단녀들도 움직여야 여성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다. 시흥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에서는 그러한 지원들을 아낌없이 이어나갈 것”이라며 격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