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속 이미지도 중요해진 디지털 시대
표정과 옷차림도 ‘전략적으로’
실제 이 동영상에는 “신세계 직원도 아닌데 가슴이 웅장해진다”, “지나가던 소비자인데 영상을 보고 감동 받았다” 등의 댓글이 2000개 가까이 달렸다. 정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의 2021년 동영상 신년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2020년 신년회 영상을 전문가에게 의뢰해 CEO 3인의 최고경영자 이미지(PI : President Identity)를 분석했다.
영상 메시지로 본 CEO PI
CEO 3인의 신년회 영상 메시지를 분석한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PSPA 대표는 “디지털 시대 미디어 프레이밍은 시청자나 청취자들의 CEO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며 “CEO의 이미지는 그가 속한 조직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외모(A)·태도(B)·의사소통(C) 등 3가지를 중심으로 CEO 3인의 PI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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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A) 전반적으로 시간·장소·상황(TPO)에 따라 복장 선택에 신중을 기하되 자신의 피부 톤에 어울리는 신뢰감을 주는 남청색이나 다크 그레이 슈트에 깔끔한 흰색이나 스카이 블루 색상 셔츠를 잘 활용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는 실버 그레이 톤이나 푸른 색상의 넥타이를 조화롭게 매고 캐주얼한 자리에서는 아이보리 색상으로 차분하게 연출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또한 짧은 헤어스타일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B) 재계 2위 그룹을 이끄는 3세 경영인 답지 않은 소탈한 태도와 (C) 2020년 신년사에서 떡국 이야기를 꺼내는 등 소소하고 편안한 이야기를 통해 집중도를 높이고자 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자연스럽다.
Recommendation
미래 지향적인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최고 리더로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친근하면서도 자신감이 공존하는 PI 전략이 필요하다.
Expectation
말의 맥락에 따라 조금 더 풍부한 표정 경영과 스피치 경영을 한다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되고 전달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 회장
(A) 인공지능(AI) 등을 LG그룹의 미래 역량으로 키우려는 계획에 따라 혁신에 어울리는 PI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정갈하게 정리한 헤어스타일과 깔끔한 남청색 라운드 칼라 니트에 화이트 셔츠, 지성적이면서도 단정한 이미지의 드레스코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창업자들을 연상하게 한다. 의상 색상도 본인과 잘 어울려 깨끗한 피부 톤이 돋보인다. 2021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LG의 고객 가치와 고객 감동’ 부분만 본다면 (B) 차분하고 겸손해 보이는 태도 이미지는 LG그룹이 지향하는 목표와 비슷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C) 성량이 풍부하고 발성과 호흡이 좋아 메시지 전달력이 높고 리더로서 신중해 보이는 장점이 있다.
Recommendation
LG그룹이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차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박진감 있고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위해 더 자신감 있고 여유가 공존하는 PI 전략이 필요하다.
Expectation
눈의 표정을 이완시키면서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전달하고 싶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손의 제스처나 음톤 또는 강세 등을 통해 에지있게 어필하는 PI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A) 야구단 ‘SSG 랜더스’를 창립한 만큼 CEO 이미지도 야구팬들과 소통이 가능한 PI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와이드스프레드 셔츠에 굵은 매듭의 윈저 노트 방식의 넥타이, 슈트에 어울리는 포켓 치프를 세련되게 연출하는 이미지 전략가다. ‘정용진 청바지’ 등이 연관 검색어에 오르고 완판될 정도로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하다. (B) 스피치할 때 함축적인 보디랭귀지를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고 있다. (C) 목소리 톤은 비교적 하이톤으로 말의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발음이 명확하고 톤의 고저와 멈춤이 뚜렷해서 전달력이 좋다.
Recommendation
유통 기업의 리더로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는 이미지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PI 전략 또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대담한 사고’를 하는 이미지로 변신할 필요가 있다.
Expectation
풍부한 성량과 음성의 강약 조절로 에너지 넘치는 장점을 유지하면서 세련되고 당당한 이미지와 함께 부드러운 얼굴 표정이 동반된다면 호감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는 현재의 이미지가 강화될 것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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