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직업 열전] 트렌드를 읽어라! 유망 직업이 보인다!
직업을 택할 것이냐, 직장을 택할 것이냐.

이게 무슨 소리냐고? 많은 대학생이 진로 설정을 할 때 대기업 입사를 우선 목표로 두곤 한다. 높은 연봉과 복지, 기업 이미지에 이끌려 ‘직장’ 선택에만 급급하다는 이야기다. “나는 ○○그룹 이미지가 좋아서 입사하고 싶어!” 이렇게 별 고민 없이 쉽게 내린 결정에는 치열한 경쟁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제는 직장이 아니라 직업 선택의 스펙트럼을 넓혀보자. 세상의 수많은 직업을 알아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을 찾아본다면 ‘진로’라는 어려운 문제도 슬기롭게 풀 수 있다. 먼저 흙 속에 숨은 진주 같은 직업들부터 찾아보자. 트렌드에 잘 맞고 발전 가능성도 커서 ‘블루오션 직업’이라 할 만한 직업들을 소개한다.


트렌드1
병원의 기업화 : 병원 코디네이터
[블루오션 직업 열전] 트렌드를 읽어라! 유망 직업이 보인다!
이제는 병원도 하나의 기업이다. 개인 이름을 걸고 동네 의원을 차리는 개원의들이 부쩍 줄어들고 전문성을 앞세운 중대형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병원끼리 인수합병을 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의술만 가지고는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다. 환자들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병원 시설, 서비스, 인테리어까지 고려하며 병원을 선택하고 있다. 병원 전문 인력의 수요가 나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병원 코디네이터’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배에게 들어보자! 김소정 오라클 피부과 압구정점 실장
병원 기업화·한류·의료 관광 붐 수요 ‘쑥쑥’

Q. 병원 코디네이터는 무슨 일을 하나.

A. 코디네이터라고 하면 패션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 코디네이터는 ‘조정자’라는 의미로 보면 된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다리 역할이라고 할까. 일의 분야는 크게 인포메이션 코디(접수를 돕는 코디)와 치료 코디(치료를 돕는 코디)로 나뉜다.

나는 인포메이션 코디 쪽인데 접수부터 예약까지 맡고 있다. 치료를 잘 받았는지 사후 점검하는 해피콜 서비스도 담당한다. 반면 치료 코디는 치료 상담 업무를 전담한다.

Q. 어떤 계기로 병원 코디네이터가 되었나.

A. 대기업에 다녔는데 서른 즈음 결혼 적령기가 되니 보이지 않는 한계들이 나타나더라. 대기업 조직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작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서른 전후의 여성 직장인들은 공감할 것이다. 전문성 있고 수명이 긴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병원 코디네이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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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서비스 업종은 수명이 짧고 이직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모든 서비스 업종이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병원 코디네이터는 경력과 노하우를 쌓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코디에서 실장, 매니저로 진급도 할 수 있다. 9년째 근속 중인 직원도 있다.

Q. 병원 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은.

A.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친절한 성격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코디네이터 자격증까지 있으면 더 유리하다. 큰 병원은 채용 시험을 보기도 한다. 환자를 응대하는 감각을 테스트하는 수준이니 시험이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Q.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하나.

A. 학력 차별은 없는 편이다. 고졸이나 전문대 졸업생도 도전할 수 있다. 간호학이나 보건행정학 등 관련 전공이라면 실무적으로 유리하다. 학원을 통해 병원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Q. 보수는 어떤가.

A. 연차별로 오르는 곳도 있지만 실적에 따라 오르는 경우가 더 많다. 대개 인센티브 제도를 두고 능력제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큰 병원일수록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 병원 코디네이터 자격증 소지자를 뽑는 대형 병원의 경우 초봉이 2000만 원대 수준이다.

Q. 보람을 느낄 때는.

A.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었을 때,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 보람 있다. 반면 환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불만을 계속 제기할 때는 난감하다. 소리를 지르며 생떼를 부리는 환자도 대하기 힘들다. 반말로 대하는 환자도 마찬가지.

Q. 의료 관광 붐을 실감하나.

A. 아시아권의 상류층 고객이 많이 온다. 한국의 뛰어난 의료 기술과 최신 의료기기를 보고 오는 것이다. 서비스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갖춰지고 있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류 열풍도 의료 관광 붐에 한몫하는 것 같다.

Q. 병원 코디네이터란?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A. ‘병원의 얼굴’. 아무리 의료진이 뛰어난 병원이라도 코디네이터의 능력이 뒤떨어지면 병원 이미지는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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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2
모든 일의 열쇠는 ‘소통’ : 퍼실리테이터

요즘 힐링이 유행이다. 정신적 안정을 도모하는 힐링이 주목받는 것은 그만큼 현대 사회가 과도한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다는 방증. 힐링을 외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치유 방안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만 잘돼도 마음속에 응어리 맺힐 일이 현저히 준다는 게 힐링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업들도 이 ‘소통’에 눈을 뜨고 있다. 업무 효율과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야 한다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직장에서의 불통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퍼실리테이터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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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들어보자! 구기욱 쿠 퍼실리테이션그룹(KFG) 대표
소통 원하는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직업

Q. 퍼실리테이터는 무슨 일을 하나.

A. 퍼실리테이터의 어원은 ‘조력자’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얘기하면 집단 간에 불통을 소통으로 이끌어내는 일이다. ‘퍼실리테이션’은 퍼실리테이터가 지녀야 할 회의 기술을 의미하는데, 그룹 워크 어디에서든 퍼실리테이션 기술이 쓰일 수 있다. 퍼실리테이터는 모든 그룹 워크에서 조력자 역할을 한다. 과정과 절차를 설계해서 원래 목적한 바를 이루도록 돕는 것이다.

Q. 퍼실리테이터와 컨설턴트의 차이는.

A. 고객이 컨설턴트를 찾는 경우와 퍼실리테이터를 찾는 경우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컨설턴트를 찾을 때 ‘돈을 지불할 테니 답을 제시해달라’라고 한다면, 퍼실리테이터를 찾을 때는 ‘우리 스스로 답을 잘 도출해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마음이다.

기업 조직 안에서 특정한 안건에 직원 간 의견 일치가 되지 않거나 분란이 일어났다면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하다. 해답을 못 찾아서 문제가 일어난 게 아니라 소통이 안 되는 게 문제인 경우가 많다. 퍼실리테이터는 직원들에게 의견 공유의 장을 열어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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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퍼실리테이터가 개입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를 소개한다면.

A. 해외에선 많은 사례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퍼실리테이터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GE같이 세계적 기업에서 전문적인 퍼실리테이터들이 일하고 있고 퍼실리테이션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점상 갈등, 권역사업의 주민 간 갈등 등을 해결하는 데 퍼실리테이션 기술이 개입돼 좋은 성과를 낸 바 있다.

Q. 퍼실리테이터의 직업적 전망은 어떤가.

A. 경쟁 사회가 치열해질수록 상생의 욕구도 강해진다. 윈윈(Win-Win) 전략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상생하는 방법을 아는 경우는 드물다. 상생을 위한 회의 전문가가 바로 퍼실리테이터다.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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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퍼실리테이터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A. 인간에 대한 신뢰가 있고 사람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퍼실리테이터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퍼실리테이션 기술을 익혀야 하므로 단계별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CF(Certified Facilitator, 인증받은 퍼실리테이터), CPF(Certified Professional Facilitator, 인증받은 전문가 퍼실리테이터)라는 두 가지 자격증이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기본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24시간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CF 시험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CPF는 CF를 획득한 상태에서 심화 교육을 받아야 도전할 수 있다.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에서 인증한 기관 중 한 곳에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중요한 건 많은 실습 과정을 거쳐야 좋은 퍼실리테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Q. 스마트워크가 퍼실리테이터 역할에 영향을 주지는 않나.

(※스마트워크 :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유연한 근무 형태. 재택근무나 원격 화상회의 등이 해당된다.)

A. 스마트워크 시대라고 해도 면대면 의사소통이 사라질 수는 없다. 국제적·국가적으로 큰 안건들도 대부분 한자리에서 직접 만나는 회의로 해결점을 도출한다. 기업 내 회의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월등하게 많다.

화상으로 원격 회의를 한다고 해도 퍼실리테이터가 필요 없는 게 아니다. 퍼실리테이션 개념에는 ‘모든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 스마트워크가 확산되고 스마트기기가 보급돼도 퍼실리테이션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Q. 퍼실리테이터란?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A. ‘비빔밥 요리사’. 흩어져 있는 여러 색깔의 야채와 양념들을 한 그릇에 버무려서 맛난 비빔밥을 만드는 것처럼,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는 의견들을 잘 조합해 멋진 해답을 도출해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퍼실리테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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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3
몸매도 스펙이다 : 다이어트 컨설턴트

패스트푸드는 늘어만 가고, 운동 부족에 스트레스까지… 전 세계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데에는 이런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 백인에 비해 날씬(?)하다는 아시아계에서도 고도비만 환자가 급증세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 서바이벌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헬스 트레이너가 연예인처럼 유명해지기도 하는 것.

건강 혹은 미용을 위한 다이어트는 많은 이에게 ‘화두’나 다름없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방법은 부작용을 일으키기 마련. 끊임없는 주의보에도 다이어트 산업 관련 범죄나 부작용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가 절실하게 원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건강한 다이어트, ‘웰빙 다이어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그 바람의 중심에 ‘다이어트 컨설턴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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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들어보자! 양소영 쥬비스 아카데미 대표
살은 빼고 자신감은 채워 넣고… 우리는 연금술사

Q. 다이어트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하나.

A.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의 몸 상태와 체지방을 측정하고, 그에 알맞은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처방해준다. 고객의 식품 기호도, 질병까지 고려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시하기 때문에 일대일 맞춤 컨설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체중 감량을 돕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자신감까지 되찾게 돕는 심리적 조력자이기도 하다.

Q. 다이어트 컨설턴트의 직업 비전은

A. WHO(세계보건기구)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안에 비만 인구가 50% 더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비만 치료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비만 치료 시장은 2조 원대로 측정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국민들의 건강 상태는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을 해결하면서 건강까지 증진시켜 줄 전문가가 필요하다. 바로 다이어트 컨설턴트다. 소아 비만이 미국 수치를 앞질렀을 정도로 우리나라 상황은 심각하다. 그만큼 다이어트 컨설턴트의 전망이 밝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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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이어트 컨설턴트가 되려면.

A. 관련 전공은 다양한 편이다. 식품영양학, 조리학, 사회체육학, 심리학, 다이어트 관리학, 경영학 등이 다이어트 컨설턴트와 직결되는 전공이다. 자격증을 취득해 관련 업종에 취업하는 방법도 있다. 자격증은 쥬비스 아카데미 같은 사설 기관에서 과정을 이수하고, 한국다이어트컨설턴트협회에서 주관하는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딸 수 있다.

2개월에 한 번씩 시험이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비만클리닉, 개인병원, 종합병원 건강증진센터, 보건소, 초등학교 영양교사(소아 비만), 헬스클럽, 힐링센터 등에 입사할 수 있다. 외국어에 능통하다면 해외의 힐링센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전문 인력을 많이 뽑는 편이다.

Q. 보수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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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턴에서 정식 컨설턴트가 되기까지 연차에 따라 지급한다. 매니저급이 되면 급여가 상승하면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대형 비만클리닉의 매니저라면 연봉 3000만 원 이상이다.

Q. 보람을 느끼는 때는.

A. 고객들이 다이어트에 성공해 기뻐할 때 가장 보람 있다. 비만 때문에 난임이었던 주부가 다이어트 후 임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나 목표 체중까지 다이어트를 해서 항공사 스튜어디스 꿈을 이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

Q. 일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비만의 심각성을 온 국민이 같이 공유해야 한다. 이미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살이 찌는 음식에 대해서는 비만세를 적용하는 등 국가적으로 비만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다이어트가 ‘사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에 돈을 투자하는 게 큰 죄인 것처럼 보기도 한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Q. 다이어트 컨설턴트란?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A. ‘연금술사’. 연금술사는 보통의 금속을 금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다이어트 컨설턴트 역시 비만으로 고개 숙인 사람에게 빛나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글 이주영 대학생 기자(숭실대 문예창작 4)│사진 김예진 대학생 기자(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