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경제] 물가 상승 방관하는 연준?..."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다"

● 출연 :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파월 "일시적인 인플레, 연준 인내하겠다"...말 한마디에 급락한 증시?

= 물가냐 장기금리 상승이냐.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물가가 문제라면 연준이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연준이 `우리는 인플레를 걱정 안 한다`고 이야기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진짜로 물가가 안정되어야 한다. 3분기 물가는 상승폭이 상당할 것 같다. 4분기에야 안정을 바라볼 수 있다. 금리 인상도 안하고, 물가 안정까지 시간도 많이 남았으니 시장에서 물가 불안을 가실 요인이 없다. 시장이 물가를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연준이 막지 않겠느냐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예전 버냉키 의장 시절 이야기다. 그 때는 주가가 고점 대비 많이 떨어져있었고 집값도 많이 떨어졌었다. 자산 가격이 하락한 걸 다시 복귀시키기 위해서 시장을 조작한 것이다. 이게 문제가 돼서 버냉키 의장이 그 이후에 잘린 것이다. 미국 의회가 연준을 만들 때 시장에 개입하라고 만든 건 아니다. 미국이 자본주의 국가로서 개인의 자유를 많이 강조하는 것처럼 금융 시장의 독립성에 비중을 많이 둔다. 버냉키 의장은 선의이기는 했지만 시장에 너무 강력하게 개입했다.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다. 미국 자본주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것이다. 정말로 비상상황에서나 쓰는 것이라는 게 그 이후 연준의 기본 생각이다. 지금 주가가 조금 떨어졌지만 비상상황은 아니다. 다만 작년처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경기활동이 침체되는 게 보인다면 당장 장기 채권을 사서 장기 금리를 끌어내릴 것이다. 그런데 그 정도가 되면 연준이 장기 채권을 사겠다고 말을 안 해도 시장에서 알아서 내려간다. 미국의 주식시장이라고 하면 S&P500을 봐야한다. 고점 대비 5%가 떨어졌는데 사실 고점대비 10~20% 떨어지는 건 일상적인 조정으로 봐야 한다. 조금 있으면 백신 접종으로 경제가 급반등하는 상황이 예상되는데 연준이 그런 행동을 할 것이냐? 제가 볼 때는 비상상황에서 쓰던 걸 사람들이 일반화하고 있는 것 같다.

Q. 파월 발언 믿지 않는 시장...어떻게 봐야 하나?

=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 물가 상승 압력이 있으면 금리를 올려서 그 압력을 막는 게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 법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연준이 어리석은 거다.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을 신뢰하는 이유 1번은 중앙은행이 돈의 가치를 지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저도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만, 중앙은행이 돈의 가치를 지키는 것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파월 연준의장도 전통적인 중앙은행 총재의 방식과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 기존에 연준에서 추구했던 가치를 버리고 물가가 올라가도록 방치할 수도 없고, 오르지 않을 것이라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연준은 `물가가 올라가기는 할 것 같은데 우리가 생각할 때 이것이 심각한 문제는 안 될 것 같다`, `우리는 물가보다는 경제를 신경 쓸 것이고, 물가 올라가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고용이 제대로 창출될 때까지 끝까지 가보겠다`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만약 낮은 상황이라면 굉장히 환호할 말이다. 고용이 창출될 때까지 저금리가 계속 되겠다며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가가 많이 올라와있고 연준이 관리하지 않는 장기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실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본다. 연준은 기계적으로 자기가 하는 이야기를 반복할 것이다. 장기금리나 채권도 결국 주식처럼 자본시장이다. 흔히 금융시장을 머니마켓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쪽에는 자본시장이 있다. 자본시장에는 주식시장, 장기채권시장이 있다. 캐피탈 마켓이다. 중앙은행이 함부로 개입할 수 없다. 비상상황에서는 개입할 수 있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이 아니다.

Q. 더욱 중요해진 3월 FOMC 전망은?

= 지금처럼 계속 방관하는 모양새가 될 것 같다. 똑같은 말을 반복할 것이다. `물가 불안은 일시적이고, 우리는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사실 장기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을 계속 압박하는 건 아니다. 10년짜리 장기금리가 2%, 3%, 5% 이렇게 계속 오르기도 쉽지 않다. 2%까지 오르면 제가 볼 땐 더이상 올라가기 쉽지 않다. 그 이후는 조금씩 올라가는 형태가 될 것이다. 연준 입장에서는 지금 조금만 버티면 미국 10년물 금리가 2%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 때까지 주식시장에 조정이 올 수는 있겠지만,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가 오른다면 주식시장이 조정을 심하게 받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간 몇몇 종목은 주가 하락폭이 크겠지만,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 연준의 생각은 미국 10년짜리 국채금리가 2% 갈 때까지 눈 딱 감고 기다리자는 것이다. 2% 위까지 올라가면 시장은 경제가 실제로 좋아진다고 생각을 하고, 그동안 지나친 저금리 때문에 일어났던 투기적인 움직임도 잠잠해질 것이다. 그 때까지만 기다려주면 경제 전체적으로 좋은 모양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그곳으로 가기 위해 약간의 조정과 고통이 있을 수 있다.

Q. 인플레이션 시대의 자산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금리 상승도 일시적일 것이고, 그러면 기다리면 된다. 파월 의장에 의하면, 3분기쯤 나타날 인플레이션 압력은 잠깐일 것이라 한다. 파월 의장의 이야기를 믿는다면 기다렸다가 3분기에 가서 다시 채권을 사고, 주식을 늘리면 된다. 지금은 조정에 대비하는 게 맞는 자산배분 방식이다. 그런데 파월 의장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 포트폴리오 전반을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바꾸면 된다. 그동안 많이 올랐던 성장주들이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에 강한 주식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면 된다. 가령 기업의 비용과 매출 구조를 보면 인플레이션에 강한 주식이 있다. 원자재 쪽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올라가므로 그 쪽으로 자산배분 비중을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냐 아니냐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Q. 나스닥, 조정 국면 들어갔나?

= 시장의 조정이 큰 국면은 아니라고 본다. 종목이 문제다. 이번주에 S&P500은 5% 하락했고, 나스닥은 10%, 다우존스는 그렇게 큰 주가 하락이 없었다. 그말인즉슨 전체 시장에 대한 매도가 있었다기보다는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의 추가 상승이 제약되는 모습이다. 이익 실현 매물이 꽤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을 명목으로 기존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갔는데 예전처럼 신규 투자자들이 안 들어오다보니 많이 오른 종목 단위로 하락이 나타난다. 큰 종목이든 작은 종목이든 이런 종목 단위에서 주가 하락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올라갔던 종목을 팔고 덜 오른 종목을 사는, 흔히 성장주 팔고 가치주 사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전반적인 조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지금 파는 성장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높고 가치주의 비중이 작은데, 파는 돈이 다 가치주로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지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S&P500 기준으로 보면 지금 5% 조정인데 아직까지는 늘 있는 정도다.

Q. 주 중반부터 S&P500과 다우존스도 하락...금리 상승으로 인한 하락 동조화 나타나나?

= 그전까지 다우존스는 영향을 안 받았는데 어제는 같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제 유가가 올랐는데 아무래도 가치주에서 전통에너지나 금융 섹터의 비중이 크다보니 이게 다우지수도 받쳐주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힘이 약화되는 건 맞다.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다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앞으로도 10년채 장기금리가 1.5%에서 2%까지 간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세 번의 경기침체가 끝났을 때 2년짜리 금리가 10년짜리 금리의 250bp 위까지 올라갔다. 지난 세 번의 경기사이클에서 완벽하게 똑같이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은 다르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2년짜리 금리가 0.2%라면 앞으로 1년~1년반 사이에 10년짜리의 고점을 2.7%까지 봐야한다. 지금 1.5%니까 앞으로 올라갈 일이 많다. 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오르면 사실 시장이 장기금리를 신경쓰지 않기 시작한다. 제가 보기엔 2% 넘어가면 신경을 안 쓸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가 좋아지는 데 있어서 기업 실적이 올라가니까 금리 올라가는 걸 신경 안 쓰는 것이다. 지금은 기업 실적인 안 좋은데 금리만 올라가다보니까 시장이 조정을 받는 것이다. 지금 이미 항공주와 같은 기업들을 보면 이번주에 상당히 주가가 올라갔다. 실적이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가치주라기보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금리 상승 압박을 누르고 새싹처럼 올라온 것이다. 언 땅 밑에 기다리던 종목은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장기금리 압박을 뚫고 새싹이 튀어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많이 오른 종목 위주로 장기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다.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장기금리를 신경 안 쓴다. 주가와 장기금리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 때는 같이 움직이고 어떨 때는 반대로 움직인다. 지금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과거를 보면 같이 움직일 때도 많다. 금리가 너무 낮은 데서 올라가서 그렇다. 10년짜리 국채금리가 2%까지 가면 주식시장이 별 신경을 안 쓸 것이다.

Q. 국내 증시 흐름과 전망은?

= 국내 시장도 나스닥처럼 올랐다보니 같이 조정을 받는 모양이다. 결국 장기금리가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고, 연준이 잡아줄 생각도 없어보인다. 게다가 중국도 어느 정도 긴축을 하고 있다. 미국의 장기금리가 오르고 중국이 긴축을 하면 우리나라도 방법이 없다. 우리나라만 주가를 무조건 올릴 수 없고 신용대출을 억제할 수밖에 없다.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무엇 때문에 올라가는지 말이 많았다. 지금은 그 생각보다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지를 봐야한다. 실적이 이만큼 나오면 주가가 정당화되겠는지, 이런 식으로 따져봐야 한다. 벤자민 그레이엄이 말했지만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투표 기계다. 사람들이 어디에 많이 몰리느냐에 따라 주가가 올라간다. 하지만 길게 보면 주식 시장은 무게를 재는 저울이다. 실적이 진짜로 나오는지, 주가가 적당한지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하는 게임인데 현재는 이러한 장으로 여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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