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하는 키뮤스튜디오
한국조폐공사부터 페로로로쉐까지 유니크한 협업 이어가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김수지 대학생 기자] 키뮤스튜디오의 ‘키뮤’는 키덜트 뮤지엄(kidult museum)의 약자다. 키뮤스튜디오는 ‘특별한 디자이너’를 고용해 작품들을 선보이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다양한 아트워크, 굿즈 제작뿐만 아니라 대학 협업을 통한 인재 양성 교육까지, 여러 방면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남장원 키뮤 스튜디오 대표(왼), 박진주 이사(오)
남장원 키뮤 스튜디오 대표(왼), 박진주 이사(오)
특별한 디자이너들이 함께 그리는 ‘Hip’한 그림
남장원 키뮤스튜디오 대표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미술교육을 시작했다. 2007년 광고 대행사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던 박 이사는 “당시 기획자로서 발달 장애인들의 색다른 감성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대표이자 남편인 남장원 씨와 이런 그림들을 사용한 미술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키뮤스튜디오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키뮤스튜디오의 작품들은 특별한 디자이너들이 만든다. 키뮤스튜디오에선 몸은 성인이지만 순수한 감성을 가진 발달 장애인들을 ‘특별한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또한 한 명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키뮤스튜디오에 속한 모든 디자이너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비장애인, 장애인에 관계없이 모든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특수성을 살려서 그림을 그리는 협업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각자의 장점에 따라 작업할 부분을 배분하고 진행한다. 각자의 파트에 맞게 아트워크나 오브제를 만든 후 비장애인 디자이너가 그 부분을 하나로 조화롭게 모아 작품을 완성한다. 어느 디자이너도 소화되지 않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꾸준한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특별한 디자이너들은 발달 장애인 문화예술대학인 충현비전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충현복지관 내 충현비전대학에 설립된 키뮤디자인학과에서는 전액 무료로 여러 강의를 제공한다. 학과에서 제공하는 3년 과정을 모두 수료한 학생 중에서 키뮤스튜디오의 디자이너 채용이 이뤄진다. 현재 키뮤스튜디오의 디자이너는 총 8명으로 비장애인 디자이너 2명과 특별한 디자이너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키뮤 스튜디오 프로세스 설명 사진.
키뮤 스튜디오 프로세스 설명 사진.
△키뮤스튜디오는 충현비전대학의 교육을 통해 ‘특별한 디자이너’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그들의 능력을 발전시켜 디자이너로 만드는 특별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로서의 성장
키뮤스튜디오는 삼성전자 업사이클링 공모전 ‘에코펫하우스챌린지’, 페레로로쉐 ‘크리스마스 아트워크 작업’, 한국조폐공사, 네이쳐리퍼블릭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다. 키뮤스튜디오의 독특한 디자인과 감성은 여러 소비자들에게 ‘힙한 브랜드’로 다가가고 있다.

박 이사는 가장 기억에 남은 협업으로 한국 조폐공사와의 작업을 꼽았다. 박 이사는 “한국 조폐공사와 함께 진행했던 12지 골드 펜던트 작업이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좋은 프로젝트로 선정돼 상도 수여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별자리 골드펜던트를 런칭할 계획이다. 키뮤스튜디오는 홈페이지, 스마트 스토어 뿐만 아니라 부산에 있는 키뮤스튜디오 전시장에서 함께 굿즈, 아트워크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작업했던 12지 순금 펜던트.
한국조폐공사와 작업했던 12지 순금 펜던트.
키뮤스튜디오는 특별한 디자이너와 함께 활동하지만 그런 부분을 마케팅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이런 마케팅이 특별한 디자이너들에게 하나의 유리 장벽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보다는 소비자나 기업을 작품에 집중시킨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회사를 소개할 때 작품을 먼저 보여주고 작품소개를 한 후에야 기업이 가진 스토리를 알린다. 소셜벤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어떻게 기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키뮤스튜디오는 ‘키뮤 시즌 2’를 시작한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작업하기보다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대 바이러스의 부활과 같은 환경 문제부터 아동학대, 인권, 동물권 등의 사회적 주제를 하나의 작품으로서 소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박 이사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키뮤스튜디오를 애플, 디즈니 등과 같이 사회·경제의 판을 바꿔 놓는 ‘게임 체인저’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