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산업협회와 관련 업계가 바이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에 가동 중인 반도체 공장들이 정전으로 멈춰 섰다.

미국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American-Statesman) 신문에 따르면 지난 17일 주요 에너지 공급업체인 오스틴 에너지(Austin Energy)의 정전 통보와 함께 삼성전자, NXP, 인피니온의 가동이 멈췄다고 전했다.

정전의 원인은 한파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오스틴 전력은 생산이 언제 재개될 것인지, 생산에 얼마나 지장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주거지역과 중요한 건강, 안전 및 인적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두고 다고 밝혀 반도체 공급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

삼성전자 대변인 미셸 글레이즈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사전 공지와 함께 생산시설과 웨이퍼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안전하게 이뤄졌다”고 말했으며 “오스틴 에너지는 ”NXP를 포함한 2곳의 공장에 대한 전력공급이 중단됐다“고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관련 자문위원 로버트 마이어(Robert Maire)는 “몇 시간 전에 통지를 받았다면 대부분의 웨이퍼를 제조과정에서 꺼내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웨이퍼 손실과 장비들의 가동 중지 시간을 최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전문가들은 무리 최상의 상태에서 가동을 중지했다 하더라도 생산라인이 다시 가동을 시작하려면 1~2주는 소요되고 단전이 장기화될 경우 팹과 생산 장비가 식어버려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공장 내부 공기는 습도에서 완전히 제어되어야 하고 전원이 꺼져도 먼지는 완전히 걸러져야 하기 때문에 정전으로 인한 피해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한결 같은 지적이다.

수천억 원이 비용이 투입되는 자본집약적인 반도체 생산설비에서 기업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24시간 운영체제를 유지해야 하지만 환경조건에 민감한 정밀 장비들이 대부분인 까닭에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이어는 “최첨단 팹에서 장비는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므로 적정 온도에 도달하고 이를 보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특히 리소그래피 장비를 사용하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EUV(극 자외선) 또는 DUV(심 자외선) 장비의 렌즈가 일정 시간 제어 된 온도에서 벗어나면 되돌리고 안정화되고 보정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오스틴에 있는 3개 회사의 합산 웨이퍼 용량은 300mm 기준 월 11만5000개로 미국 전체 120만 개의 9~1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심각하게 악화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주문량을 줄인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 4분기부터 수주량을 늘렸지만 40nm(나노미터)와 55nm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부족이 나타나며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경우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IC인사이츠 부사장 브라이언 매터스(Brian Matas)는 “삼성전자는 오스틴에만 생산시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정전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텍사스에 1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팹 시설 건설을 재고해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세일보 / 백성원 전문위원 peacetech@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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