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룸버그 닷컴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의 여름 인턴 평균 월급이 6800달러(약 777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해 화제가 됐다. 연봉도 아니고 월급이 770만원이라니! 그럼 실리콘밸리 말고 대한민국의 인턴은 얼마나 받고 있을까? 2016년 인턴 모집을 진행한 기업의 급여를 일렬 비교해봤다.


인턴 월급 얼마나 받나? 실리콘밸리 인턴은 770만원, 대한민국 인턴은 141만원




25개 기업, 인턴 평균 월급은 141만원


16년 인턴 모집 공고를 조사한 결과, 채용 공고나 전화 문의를 통해 인턴 급여를 밝힌 25개 기업의 평균 월급은 141만원이었다. 170만 원대 급여를 책정한 기업은 1곳, 160만원대는 2곳, 150만 원대는 6곳, 140만 원대는 3곳, 130만 원대는 12곳, 그 이하의 급여가 책정된 기업은 1곳이었다. 조사한 기업 중 가장 많은 숫자인 12개 기업이 인턴에게 130만원대의 월급을 주고 있었다. 일 8시간 근무, 주 5일로 계산했을 때 시급 8125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가장 높은 급여를 제시한 곳은 한국연구재단. 지난 4월 8일까지 사업관리 부분과 홍보 분야의 인턴을 모집한 한국연구재단은 학사 미만 130만원, 학사(예정) 170만원, 석사(예정) 190만원, 박사(예정) 210만원의 월급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일 급여는 5만4000원이다.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우 기재부에서 책정된 인턴 급여를 준수한다”고 밝혔다. 모집 공고에는 일급여만 제시되어 있어 학생들은 월급여 계산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에 대해 홍보 관계자는 "약 150만원의 월급여가 책정된다. 일급여*25의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월급 50만원도 비일비재, 여전한 ‘열정페이’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100~150만원의 인턴 급여에도 불만이 많은데, 이마저도 주지 않고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하거나 당당히 ‘무급 인턴’을 모집하는 기업들도 비일비재하다. 인턴을 ‘인간을 턴다’의 줄임말이라고 표현하거나, 인턴의 ‘인’이 참을 인(忍)이라 표현하는 것 등을 보면 인턴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 열정페이의 직업군 중 하나는 방송, 언론계다. 잡지사에서는 FD, 어시스턴트라는 이름으로 선배 기자들의 업무를 도울 기자 지망생을 선발하고 있다. 인턴과는 다르지만 인턴 기자를 거의 선발하지 않는 잡지계에서는 인턴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선배 기자들의 자료 조사를 하고, 인터뷰 섭외부터 촬영 소품 준비까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지는 월급은 40~50만 원선.


호텔과 디자인업계도 열정페이로 자주 논란이 됐다. 지난해 한 호텔의 동계 인턴십 합격자들은 2개월간 근무하고 102만원을 받았다. 월급 51만원, 시급으로 계산하면 1250원이다. 패션업계에서도 모 디자이너실의 인턴 월급이 30만원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급여는 야근 수당이 포함된 금액으로 밝혀졌다.


인턴십 관련해 열정페이 논란이 거세지자 최근 고용노동부와 호텔업계는 학생들이 열정페이가 아닌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일경험 수련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등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인턴 채용 공고를 올리며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A연구원도 3개월 후인 5월 인턴 채용 때는 월 150만원의 급여를 제공하는 것으로 공고를 변경했다. 인턴의 급여 변화에 대해 묻자 관계자는 “채용 시장의 변화에 맞췄다”고 답했다.


인턴십 관련해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청원제도’를 활용해 익명으로 피해사례를 신고할 수 있다.


* 2016년 인턴모집 기업의 월급여


한국연구재단(연구직) 170만원(학사 기준)

DSR 168만250원

LINE(글로벌 컨텐츠 비즈니스) 160만원

GS리테일(물류센터) 155만원(중식 별도, 휴게시간 포함 일 10h 근무)

엔씨소프트 152만원

알피코프(품질관리/공무)150만원

동부대우전자(금융팀) 150만원(중식 별도)

디케이식품 150만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행정) 150만원(일급 54000*25)

롯데쇼핑(롭스사업부 매장운영) 145만원

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사무지원) 140만원(식대 포함)

인천국제공항공사 140만원(교통비 포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135만원

GS칼텍스 135만원

코트라 135만원(세전)

조선일보(디지털뉴스) 135만원(식사 제공)

한국공항공사 132만원

해커스교육그룹(콘텐츠기획/관리) 132만원

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매장영업) 130만원

스타럭스 130만원(중식제공)

커피빈(마케팅) 130만원(중식제공)

농업기술실용화재단 130만원

대교 130만원

한국기업데이터 130만원

지멘스(에너지사업부) 121만원(처음 3개월), 151만원(이후 3개월)



글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