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요즘 입사지원서를 대기업 아니면 스타트업에만 넣고 있어요.”


11월 21일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에서 만난 정현재(연세대 4) 씨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생각은 없지만 스타트업은 진지하게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물리적 조건은 거의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기업문화”라며 “주변 친구들도 의사결정 구조가 수평적이고 함께 성장하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매력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취준생 몰린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대기업 아니면 스타트업에 갈래요”

11월 21일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에 약 1000명의 청년 구직자가 참가했다.

이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연세대 등 서울권 9개 창업선도대학, 창업산업진흥원,

청년희망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사진=이영규 인턴기자


직원 수나 회사 규모가 작은 곳, 개인에게 주어지는 업무량이 많은 곳, 이에 비해 연봉이 높지 않고 미래 안정성도 보장되지 않는 곳.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모두 해당하는 설명이지만 이 둘을 보는 취업준비생들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매년 여러 기관이 나서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를 열지만 대부분 참가자가 없어 애를 먹는다. 올해 한 공업단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 주관사 담당자는 “내부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해 좋은 기업들만 선정해 초청했는데 방문객이 거의 없어 민망했다”며 “하루 종일 1~2명만 상담하고 돌아간 기업도 많았다”고 말했다.


취준생 몰린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대기업 아니면 스타트업에 갈래요”

실제로 지난해 10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령별 ‘2016 대국민 중소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가 중소기업을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아실현, 사회적지위, 안정성, 근로조건 등 모든 항목에서 20대의 평가 점수가 가장 낮았다.


반면 지난 21일 연세대에서 열린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는 20대 구직자들로 넘쳐났다. 사전접수에만 800여 명이 몰렸고 1700명이 현장면접을 신청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9월 처음 이 행사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요청으로 상·하반기 두 차례로 횟수를 늘렸다.


특히 이번 박람회부터는 주관기관인 연세대와 창업진흥원 등이 매출, 고용성과 등 일정한 기준을 통과한 84개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해 초청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1430억 원 투자를 받은 화장품 온라인 커머스 ‘미미박스’, 173개국 75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공지능·집단지성 번역 서비스 ‘플리토’, 2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국내 1위 맛집 검색 서비스 ‘망고플레이트’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취준생 몰린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대기업 아니면 스타트업에 갈래요”

지난해 한 대학에서 열린 '우수 중견기업 채용박람회'(위)와 연세대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아래) 사진.

두 행사 모두 대학에서 진행됐지만 참가 열기에는 차이가 난다.


현장 면접에 참여한 정순택(중앙대 졸) 씨는 “일반 기업은 업무 분장이 고정적이고 톱다운 방식의 문화라 꺼려진다”며 “30대가 되기 전까지는 더 많이 부딪히고 경험해보기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소영 연세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요즘 대학생들은 스타트업이 직원을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일은 많지만 그에 맞게 연차를 보장해주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시행해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CEO 3인 “어디 이런 인재 없나요?”


취준생 몰린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대기업 아니면 스타트업에 갈래요”


강동환·김진구 플리토 대표

“현재 신입이나 경력 개발자를 찾고 있습니다. 직접 프로그래밍한 결과물을 제시하면 좋은데 면접 때 구체적으로 소스코드를 어떻게 구현했고 개발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이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물어볼 예정입니다. 마케팅 직무는 면접 때 사전 과제를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SNS 홍보방안’ 등이요. 예전에 본인의 경력을 직접 적은 종이를 봉투에 담아 사무실로 찾아 온 젊은 친구가 기억에 남네요.”


현성준 라이크어로컬 대표

“지원자들이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확대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의사결정과정이나 사내문화는 부드럽지만 업무강도가 많다는 것은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한 명이 두 명분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하고 오길 바랍니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신입 개발자를 모집 중입니다. 늘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경험을 한 지원자를 원합니다. 과거 만들었던 서비스를 보여주면 좋고, 입사 하면 디자이너와 소통할 일이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외국 서적이나 논문도 수시로 찾아보고 동료들에게 공유해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