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 초강세…‘원자재 슈퍼사이클’ 오나?
구리와 주석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초강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기업 활동이 재개된 데 따른 결과다. 기업들은 전자 제품 등 이른바 ‘보상적 소비’로 수요가 급증한 제품 생산 라인 가동을 늘리고 있다. 전기차, 수소 에너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도 늘면서 원자재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월 16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은 톤당 843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2년 3월 이후 최고가다. 이날 주석 3개월물은 톤당 2만7760달러로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마감했다. 니켈 3개월 선물도 톤당 1만861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약 6년 6개월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추가 부양책 통과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회복과 원자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에서도 일시 중단됐던 건설 작업의 복귀 속도가 빨라지는 등 평년과 달리 산업 활동이 활발해져 구리 재고량이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점도 가격 상승에 힘을 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예상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는 구간이던 2009년부터 2011년 초, 2016년부터 2018년 초에 원자재 가격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구리는 전통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기차·신재생에너지용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의 기저 효과를 고려하면 제조업 실질 금리는 하반기부터 상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용 자극(credit Impulse)은 이미 둔화했고 이는 향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확장세 역시 둔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원자재 시장에서 추가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수급 불균형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 등 정책 기대가 선반영될 수 있고 중국의 신용 사이클이 긴축으로 선회하는 경우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하반기보다 상반기가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해시태그 경제 용어] PMI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동향지수다. 기업 대상 설문 조사 결과로,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제조업 PMI는 제조업의 정확한 성장률을 보여주기보다 전월과 비교한 상대적 호전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한다. 기업의 신규 주문·생산·출하 정도, 재고·고용 상태 등을 조사한 후 각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해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50 이상이면 제조업의 확장을, 50 이하는 수축을 의미한다.

미국구매관리자협회(NAPM)는 1948년부터 매달 약 300명의 회원에게 제조업 동향에 대한 설문을 실시해 제조업 PMI를 산출해 왔다. 이 지수는 ‘ISM 제조업 PMI’로도 불린다. NAPM이 공급관리협회(ISM)로 이름을 바꾸면서부터다.

한국은 PMI를 별도로 산출하지 않는다. 비슷한 지표로 한국은행 등이 매달 조사·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있다.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한국은행이 1월 말 발표한 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산업을 반영한 1월 업황 실적 BSI는 77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올랐다. 업황 실적 BSI는 지난해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3개월 만에 하락한 이후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업종별로 1월 제조업 BSI는 85로 한 달 만에 3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은 70으로 2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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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 초강세…‘원자재 슈퍼사이클’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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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