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투병 윤정희 프랑스에 방치"…靑 청원 등장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영화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가 고국에서 투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일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OOO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실명이 가려진 상태이다.

이에 2019년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이 전해진 배우 윤정희가 지목됐다. 당시 백건우의 내한 공연을 담당했던 공연기획사 빈체로에 따르면 윤정희가 자녀와 동생을 구분하지 못하고, 식사를 잊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OOO는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며 "수십 년을 살아온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서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직계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홀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형제들이 딸에게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감옥 속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 OOO는 아내를 안 본 지가 2년이 됐다. 자신은 더 못하겠다면서 형제들에게 아내의 병간호 치료를 떠맡기더니 지난 2019년 4월 말, 갑자기 딸을 데리고 나타나 자고 있던 윤 씨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OOO는 노후를 한국 땅에서 보내길 항상 원했고,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정희와 20여 년간 알고 지내고 있다는 한 지인은 "청원 내용은 100% 거짓말"이라며 "(프랑스 집에) 간병인이 있고,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딸과 손주와 함께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윤정희는 한국 영화의 황금기로 불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연 배우로, 지금까지 330여 편에 출연했다. 그동안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 24차례에 걸쳐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치매 투병 윤정희 프랑스에 방치"…靑 청원 등장
(사진=연합뉴스/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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