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4달러 향해 수직상승…삼성·SK하이닉스, 수혜 기대감
`코로나19` 진정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 속에 D램 가격이 4달러선 근처까지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반년 만에 3달러대로 복귀하고 나서 다시 두 달이 채 못 돼 4달러선 근처까지 상승한 것이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 3일(미국 현지시간) 3.93달러에서 고점을 형성했다.

D램 현물 가격은 2019년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4월 7일에는 3.60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같은 해 8월 20일에는 2.54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반등세를 타다가 지난해 12월 15일 반년 만에 다시 3달러 선 위로 올라섰다.

D램 현물 가격이 이처럼 빠르게 상승하면서 고정거래 가격도 곧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램 중 90%는 고정 가격으로, 10%는 현물 가격으로 거래되는데 대개 현물 가격이 먼저 오르거나 내린 후 고정 가격이 이를 반영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D램 현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따라서 D램 고정거래 가격 상승의 전조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D램 고정거래 가격의 움직임에 주로 연동된다.

최근 D램 고정거래 가격은 횡보세를 멈추고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1월 말 DDR4 8Gb D램 고정거래 가격은 3.00달러로 전월보다 0.15달러 올랐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구매하는 서버용 D램도 지난달 대비 3∼5% 가격이 올랐다.

16GB 서버 D램(DDR4 16GB R-DIMM)은 3.08% 오른 평균 67달러, 32GB 서버 D램은 4.55% 오른 115달러를 기록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계약가격은 공급사 재고 감소와 고객사의 강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1월부터 공식적으로 상승세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D램 제조사들이 이미 재고가 많은 서버 D램 생산 능력을 상당 부분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서버 D램의 완제품 재고 소진이 빨라졌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위축된 세트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올해 반도체 업계의 증설이 제한적이었던 데 따라 앞으로 D램 수요가 공급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로 인해 내년 들어서는 서버 D램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글로벌 D램 반도체 공급 3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대만 공장 정전 사태도 D램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해당 팹의 생산능력은 월 12만5천장으로,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D램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에 지연된 투자도 재개되면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은 공급이 제한되는 반면 서버와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이라며 "D램 수요 증가율을 10% 후반에서 20%로 예상하고, 당사는 시장 수준의 비트그로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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