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이 증가한 개인이나 법인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특별연대세'와 관련된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가운데, 조세저항을 줄이기 위해선 과세 대상과 세율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6일 올해의 이슈 20개 가운데 하나로 '서로서로 돕는 과세체계, 특별연대세'를 선정해 이와 관련한 쟁점과 향후 전망 등을 발표했다.

특별연대세란 감염병 확산과 같은 사회재난 등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해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지원을 위해 정부가 사회공동체 구성원에게 사회 연대 차원에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회에서 특별연대세와 관련해 발의된 법률안은 총 3건이다. 3건 모두 지난해 연말에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안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소득금액이 증가하거나 소득금액이 큰 개인·법인을 과세대상으로 해 소득세 및 법인세에 5%의 특별재난연대세를 더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재난관리기금의 재정 보강을 위해 신설하는 특별재난연대세 세수의 1/2를 재난관리기금에 적립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고용보험기금의 고갈 문제에 대처하고 실업자에게 원활한 구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특별연대세 세수의 1/2를 고용보험기금에 적립하도록 하는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돼 있다.

독일, 통일재원 마련…일본, 동일본 대지진 복구 위해 도입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대면·밀집활동 관련 서비스업과 취약계층이 크게 피해를 입은 반면, 더 큰 이익을 창출한 법인과 더 많은 소득을 번 개인도 존재하는 상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산업별·개인별로 상이하게 나타나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환자치료, 방역조치,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한 재정지출을 확대했으며,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 임대료 인하액 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으로 세수가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에 대한 조세정책으로 연대세(solidarity surcharge)를 통해 소득세 세율 및 재산·부에 대한 세금의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적시성 있는 재정 지원을 통해 코로나19 피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소득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이 사회재난인 코로나19 피해를 분담하는 차원에서 소득이 크게 증가한 기업·개인 등을 대상으로 특별연대세를 부과하는 방안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별연대세 사례로, 독일은 통일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991년 소득세·법인세의 7.5%(1998년부터 5.5%로 경감)를 연대세로 부과했고,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복구를 위해 2012년 소득세의 2.1%를 특별부흥세로 부과한 바 있다.

연대세는 주로 소득에 부가해 과세하는 부가세(Surtax) 방식으로 도입되었는데, 부가세란 원래 존재하고 있는 세금에 일정 비율로 다시 세금을 매기는 세목으로서 기존 세금에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을 말하며, 현행법상 부가세로 국세 중 교육세·농어촌특별세, 지방세 중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가 있다.

■ 누구에게 얼마나 더 과세할 것인가

입법조사처는 특별연대세를 소득에 부가하는 부가세 방식으로 도입할 경우 우선 어떤 세금에 부가해 어느 정도의 세율로 누구에게 과세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많은 소득을 번 법인과 개인만을 과세대상으로 삼아 법인세와 종합소득세에 부가해 과세하는 방식과 전 국민을 납세의무자로 해 납부할 종합소득세에 부가해 특별연대세를 과세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입법조사처는 소득이 증가한 법인·개인을 과세대상으로 할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어느 정도의 소득이 증가한 대상에게 특별연대세를 부과할 것인지 정해야 하는데, 소득이 증가한 모두에게 특별연대세를 부과할 경우 상대적으로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조세저항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상당한 정도로 소득이 증가한 법인·개인만을 대상으로 특별연대세를 부과할 경우 고소득층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사실상 부유세(富裕稅) 형태가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입법조사처는 특별연대세를 부과할 경우 납세의무자 수, 과세표준, 세율이 높을수록 많은 세수를 조달할 수 있어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재정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세대상이 되는 특별연대세 납세의무자들은 특별연대세 세율만큼 실효세율이 높아져 세금 부담에 대한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세공평주의 및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대한 위배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조세공평주의 위배에 대해선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많은 소득을 번 법인·개인을 특별연대세의 납세의무자로 정할 경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법인·개인과 달리 특별연대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조세공평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소득이 증가한 법인·개인 중 일부만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과세하거나 코로나19 피해와 아무런 관련 없는 기준으로 과세대상을 정해 특별연대세를 부과할 경우엔 조세공평주의 위반에 해당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대해선 특별연대세가 코로나19 피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정책적 목적의 실현을 위해 도입하는 별도의 세목으로서 도입된다면 본세인 소득세 또는 법인세와 부담의 본질이 같다고 할 수 없어 이중과세금지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입법조사처 "필요는 있지만 신중해야"

입법조사처는 특별연대세의 필요성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도입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와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회연대적 측면에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법인·개인을 위해 고통을 분담함으로써 사회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특별연대세를 새롭게 도입해 과세할 경우 추가적인 조세부담이 발생하므로 재정지원 수요와 세수조달의 필요성, 국민들의 조세부담 수준 및 조세저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특별연대세에 대한 과세대상과 세율을 깊이 있게 논의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국민적인 공감대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rozzhj@joseilbo.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