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 탄현면에 사는 이정재(가명) 씨는 요즘 매일 아침 배달되는 경제 신문의 부동산면을 꼼꼼히 살펴본다. 올 11월에 실시될 파주신도시 분양을 기다리며 이 씨는 지난 수년간 아파트 구입을 미뤄왔다. 현재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을 가진 그는 무주택 기간이 5년이며 자녀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7년가량 됐다. 이를 근거로 따져본 그의 청약 점수는 41점(무주택 기간 12점+부양가족 수 20점+청약통장 가입 기간 9점)이다. 이 정도면 당첨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난달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논현힐스테이트 청약 결과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당시 국민은행이 발표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커트라인은 44점으로 그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택지지구가 아닌 곳이 이 정도면 파주신도시는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그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85㎡ 이상의 청약을 고려하고 있지만 분양가가 부담돼 고민만 깊어가고 있다.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의 최대 관심은 청약 가점제다. 그동안 무주택 기간이 2년 이상이면 무조건 1순위 자격을 부여하던 것과는 달리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점수를 차별화하는 청약 가점제의 시행으로 아파트 청약 요령은 흩어진 실타래처럼 더욱 복잡해졌다. 이런 가운데 올 11월 초 분양되는 파주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로는 처음으로 청약 가점제를 적용한다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이번에 분양되는 파주신도시는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동패·목동·야당 일대 1647만7000㎡에 조성되며 정부는 이번 분양이 경기 서북부 지역의 주택난 해소는 물론 수도권 전체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사업 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는 파주신도시를 △산업과 주거의 자족형 도시 △복합 문화 체험 도시 △친수 환경 생태 도시 △첨단 정보 인프라 구축 도시 △수도권 서북부의 거점 도시 등으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미래지향적인 지식산업 단지를 주변에 유치해 파주신도시를 산업과 주거가 결합된 자족 도시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그중에서도 파주신도시는 한류우드와 출판문화단지, 통일동산이 나란히 있어 수도권의 대표적인 문화 클러스터로 키우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 단지를 중점적으로 유치하되 환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생태 도시로 개발하며 여기에 첨단 정보기술(IT)을 적용해 정보화 처리 능력이 뛰어난 최첨단 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이번 파주신도시에 참여하는 민간 건설사들의 물량은 총 6026가구다. 구체적으로 삼부토건이 A12 블록과 A18-2블록에 각각 79~175㎡ 1390가구와 79~171㎡ 724가구를 공급한다. 총 2114가구로 이번 동시 분양의 최대 규모다. 벽산건설과 우남건설(A8블록)은 83~150㎡ 958가루를 공급하며 동양메이저건설·월드건설(A10블록)은 82~147㎡ 972가구, 남양건설(A9블록)은 80~149㎡ 690가구, 두산건설(A7블록)은 80~157㎡ 668가구, 동문건설(A11블록)은 80~149㎡ 624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9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며 14일부터 청약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85㎡ 이하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인근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되며 85㎡ 물량에서는 채권 입찰제가 실시된다. 인근 교하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가 3.3㎡당 1400만~1500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채권 입찰제를 뺀 분양가는 3.3㎡당 1100만 원으로 예상된다.새로 마련된 청약 가점제를 살펴보면 무주택 기간은 1년부터 15년까지 2점씩 점수가 부여되며 만점은 32점이다. 가입 기간은 6개월 미만부터 15년 이상까지 1점씩 가산되는데 15년 이상인 경우는 17점이 만점이다. 특히 부양가족 수는 1명씩 늘어날 때마다 5점씩 가산 점수를 줘 바뀐 청약 제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그렇다면 파주신도시 청약 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까. 이는 현재 수많은 아파트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지난달 공개된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 결과를 토대로 전략을 짜야 한다. 힐스테이트 당첨자 발표 결과 전용면적 218㎡의 당첨 커트라인은 54점이었고 85㎡는 44점(최고 69점)에서 당락이 결정됐다. 하지만 중대형 평형은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이뤄져 164㎡는 청약 가점이 9점인 사람도 당첨됐다.따라서 이번 청약도 분양 면적에 따라 편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85㎡ 이하 면적의 청약 점수는 40~50점이며 일부 평형은 55점은 넘어야 당첨이 가능할 전망이다. 4인 가족(부양가족 수 3명=20점)을 기준으로 볼 때 파주신도시에서 중소형 평형 아파트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무주택 기간은 5년 이상(12점),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는 최소한 6년 이상(8점) 돼야 가능하다. 무주택 기간이 청약통장 가입 기간보다 우선이기 때문에 무주택 상태가 최소 지난 3년 이상(8점)은 돼야 한다. 만약 양친 중 한 명을 부양하고 있다면 일단 청약 가점은 25점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무주택 기간이 2년 이상(6점)이며 통장 가입 기간이 7년 이상(9점)이면 당첨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통장 가입 기간이 5년 미만(6점)이라도 부양가족이 4명이라면 무주택 기간이 4년이라도 충분히 안정권에 들 수 있다. 일부 평형은 당첨 점수가 최고 55점 이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선 부양가족 수가 기본 4명 이상이며 청약 가입 기간은 13년(15점), 무주택 기간이 7년 이상(16점)이어야 안정권이다.따라서 파주신도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면 청약 가점을 적극적으로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당락의 최대 변수인 부양가족 수를 늘리는 것. 통장 가입자가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가구주이면서 부양가족을 얼마나 오래 부양했느냐가 중요하다. 정부가 정한 부양가족 기간은 기간이 빠지지 않고 지금까지 쭉 이어졌느냐가 기준이 된다. 만약 부양자가 2주택자라면 1순위 청약에 제한을 받는다.그러나 변수도 분명 있다. 분양권 전매 금지와 파주신도시 투자 메리트 여부는 반드시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남양주 진접지구와 양주 고읍지구의 경우 85㎡ 이하는 10년, 85㎡ 이상 평형은 7년간 명의를 변경할 수 없어 상당수 가구가 미분양됐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은 채권 입찰제가 실시되는 중대형 평형(85㎡ 이상)에 청약할 것을 권하기도 하지만 인근 교하지구의 경우 중소형 평형이 아파트 값을 선도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파주신도시 중대형 평형은 현재로선 투자 메리트가 그리 높지 않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50점 이상 고득점자들은 파주보다는 송파신도시 등 수도권 남부 지역 등 앞으로 나올 물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