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묶인 부동산… 돈되는 틈새시장 없나

울 마포에 오피스텔이 등장한 지 만 20여년이 지났다. 오피스텔이 부각된 것은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부터. 주택은 아니지만 주거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오피스텔은 정보기술(IT) 전문벤처기업의 등장으로 수요가 늘면서 당당히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성장했다.그러나 오피스텔은 건축물관리대장에 점포 등 근린생활시설 혹은 업무시설로 분류돼 있는 데다 그 사용 여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다만 전용 70% 이상을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야 한다는 건설교통부 오피스텔 건축기준만이 있을 뿐이다. 또한 아파트와는 달리 온돌 설치와 발코니 개조가 되지 않아 주거용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주거용 오피스텔의 수요가 많아 상당수 오피스텔이 불법 개조를 통해 난방과 욕실을 개조해 주거용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2004년 고시된 오피스텔 건축기준에 따르면 오피스텔 내 바닥 난방 금지 및 욕실 수와 면적(3㎡)을 제한했고 무단 용도 변경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주거용 오피스텔은 주거 기능으로서 아파트와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서류상으로는 주택이 아니다. 이렇게 아파트와는 다르다보니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당첨 직후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으며 판교 등의 아파트 청약자격에서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게다가 업무용 오피스텔은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할 수 있다. 또한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아직은 없다. 이 같은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임차인의 사업자등록증과 임대차계약서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택이라 함은 공부(公簿)상의 용도 구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과 그 부속물을 말한다. 따라서 주거용 오피스텔의 기준은 실제 주거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한 경우에는 주거용 오피스텔로, 사업자 등록을 한 경우에는 업무용 오피스텔로 판단된다. 정부는 지난 92년부터 주거용으로 확인된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해 오고 있다. 현재 전국에 분포돼 있는 오피스텔은 대략 22만 가구 정도. 이중 주거용으로 신고된 것은 전체 8.8%에 해당하는 약 1만9000가구다. 대부분 주거 용도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이 세금을 피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3월27일부터 한 달간 전국 오피스텔 가운데 가격이 비싸고 전용 면적 25.7평 이상이거나 건물 면적 40평 이상인 오피스텔을 골라 우선적으로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오피스텔 역시 주택과 마찬가지로 올 해부터 실거래가로 전환됐다. 또한 정부는 상가, 빌딩, 사무실에 대한 통합 과세를 위해 내년 중 관련법을 개정, 이르면 2008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전반적 분위기로 봐서 대부분 오피스텔 시장은 재고가 늘어나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따라서 신규 투자자의 오피스텔 시장 진입은 전처럼 쉽게 이뤄지리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신규 공급이 전보다 많이 줄어든 상황이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메리트는 잠복돼 있다. 투자를 하려면 아무래도 주거 밀집지역보다는 강남권, 여의도, 도심 등 업무 시설과 회사가 밀집된 지역 내 업무용 오피스텔을 선정하는 게 좋다.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을 대체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 및 원룸의 강보합세가 예상된다. 이중 틈새시장으로 등장하는 것이 주거용 오피스텔의 변형인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란 호텔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편리함과 아파트의 편안함이 겸비된 도시형 콘도미니엄 형태를 말한다. 이러한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신주거 형태이자 투자 상품이다. 외국인, 학생, 직장인, 싱글족 등 장기 투숙객을 위해 식당, 주방, 세탁시설 등 모든 가전제품이 빌트인(Full Furnished System)으로 설치됐기 때문에 거주하는 동안 자기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호텔에 비해 경제적 부담도 덜한 편이다. 원래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싱가포르, 런던 등과 같이 외국인의 왕래가 잦은 도시에서 발달한 것으로 장기 투숙객을 위한 공간 형태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보편화한 주거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스위스그랜드호텔이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처음 문을 열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성공 이후 잦은 국제 행사와 외국인 투자 개방 및 한류열풍 등 서비스드 레지던스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1년 외국계 서비스드 레지던스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와 이듬해 프레이저 스위츠 서울이 완공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휴먼 터치 빌을 시작으로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들 역시 본격적으로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개발했다. 이 외에 바비엥, 씨클라우드, 서머셋팰리스, 코아텔 쉐르빌, 코업레지던스 등이 대표적 서비스드 레지던스다.국내에서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공급한 업체들은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시행사가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과 관리를 챙기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부동산관리업체가 잇따라 국내에 상륙해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투자 구조는 사업체가 객실을 분양한 후 호텔식으로 운영해 분양받은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정기적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들 업체가 주로 하는 일은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객실을 임대·관리·운영함으로써 투자자에게는 임대수익을 돌려주고 시설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부동산 가치를 높여준다. 수익금은 1개월, 3개월 혹은 1, 2년 단위로 운영업체가 분양받은 사람(투자자)에게 지급한다. 업체들이 분양받은 사람에게 통상 완공 후 8%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보장하고 있으나 보장기간이 2∼3년 남짓이다. 고객은 주로 외국인, 대학생, 싱글족 등. 따라서 확실한 고객층이 두터운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성공 전략이다. 특히 지하철 역세권 등 교통 여건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주변에 일반 주거형 오피스텔이나 호텔 등 주거용 시설이 너무 많은 곳은 오히려 이용객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주변에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이용할 고객이 많은지, 위탁 임대관리회사의 임차 유치 능력과 평균 객실 가동률, 시설물 관리나 객실 운용 등에서 전문 경영 능력 및 안정적인 수익률 구조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공정위원회 조사 결과 실제보다 투자가치가 높거나, 주변 시세에 비해 현저히 저렴한 분양가인 것처럼 속여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아파트 및 오피스텔 등은 교통 및 거리가 실제보다 가깝거나, 공원이 조성되는 것처럼 허위 광고하는 사례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스스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광고 내용에만 의존하지 말고 현장 방문 및 지역조건 등 광고 내용의 사실 여부를 신중하고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