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시 뉴타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경기 뉴타운 프로젝트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사지구 현장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 뉴타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부천시는 경기 뉴타운 사업의 최선두 주자다. 낙후된 시가지를 재개발해 도시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기도와 부천지는 그동안 비슷한 고민을 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정부가 ‘도시재정비촉진을위한특별법’(도촉법)을 마련하면서 경기도 내 각 지자체로선 해묵은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부천시가 경기 뉴타운 프로젝트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부천시는 경인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단에서 출발한 공업도시다. 그런 부천이 오늘날 수도권의 대표적인 주거 타운으로 변신한 것은 1990년대 초 5개 신도시 개발부터다. 구도심권과 인천시 부평구 사이에 있던 복숭아밭이 아파트 타운으로 바뀌면서 부천은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씻고 신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지난 3월 경기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촉진지구 고시안에 따르면 소사지구는 소사본동, 괴안동 일대 77만6000여 평이고, 원미지구는 원미동, 춘의동 일대 64만3000여 평, 고강지구는 오정구 고강동, 원종동 일대 53만7000여 평을 개발하며 오는 2020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사지구와 고강지구는 주거지형, 원미지구는 중심지형으로 개발된다.부천시 뉴타운 개발 사업은 현재 촉진 계획 수립 단계다. 부천시는 주민 공람과 해당 지자체 의회 심의, 공청회, 시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9월 재정비 촉진 계획 결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촉진 계획 결정이 고시되면 각 지역별로 재개발 조합을 결정할 수 있으며 경기도와 부천시는 공원 및 도로 등 공공시설 건설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부천시 뉴타운개발팀 관계자는 “지역별 노후도를 면밀히 검토해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오는 2009년 착공 및 분양에 들어가는 지역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경기도와 부천시의 뉴타운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도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도의 결정고시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 공식적으로 조합이 설립되지는 않았지만 각 지역마다 수면 아래서 발 빠르게 조합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고강지구 주민들은 조만간 가칭 통합추진위원회를 결성, 발족할 예정이다. 이들은 산하에 ‘고도제한, 항공기 피해 추진위원회’와 ‘그린벨트 교환 추진위원회’를 별로로 마련하는 등 경기도의 뉴타운 기본계획수립안에 지역 현안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뉴타운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집값은 강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연초 대비 4월 말 현재 부천시 매매값 변동률은 0.51%로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치(0.13%)를 크게 앞질렀다. 뉴타운 촉진지구로 지정된 직후인 12월 한 달 동안 1.76% 상승률을 기록해 경기도 평균 1.05%보다 0.71%포인트나 앞섰다. 이후 집값 상승률도 경기도 평균치를 약간씩 앞서고 있다.재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5월 10일 부천지법 경매9계에서 열린 오정구 고강동 예술빌라(9.4평)는 감정가 3000만 원에 부쳐졌지만 이날 6377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신건이 212.6%의 낙찰률을 기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경매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또 같은 날 원미구 원미동 예일그린빌(15평)도 7500만 원에 신건으로 나와 1억1000만 원에 낙찰됐다. 영선합동법률사무소 황지현 실장은 “뉴타운 촉진지구에 포함돼 있는 점 때문에 응찰자들이 대거 몰렸다”며 “장기 투자용으로 큰 무리가 없어 이 같은 고가 낙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비해 최근 일반 매매 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촉진지구 지정 이후 값이 한 차례 큰 폭으로 뛴 이후 아직까지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부천시는 작년 말 촉진지구로 지정된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재건축 등의 개발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부천시 뉴타운개발 팀 이상준 주임은 “집값을 잡는 것은 뉴타운의 사업성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그렇지만 개발에 대한 현지 주민의 기대감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거래는 뜸하지만 가격은 여전히 강보합세다. 소사본동 우리들공인 관계자는 “전 가구의 주민등록을 이전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실제로 거래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집주인들이 시간이 갈수록 값을 올리는 상황이어서 가격 상승세는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소사지구는 1호선 소사역과 부천역을 이용하기에 편리하고 경인로,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가깝다. 소사지구는 3곳 중 가장 크게 개발되는 데다 소래산, 성주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게 장점이다. 건립된 지 4~5년 된 소형 연립주택(10평 미만)은 매매값이 평당 1800만~2000만 원이다. 3층짜리 연립주택 중 1층은 평당 900만~950만 원 선이고 2, 3층은 이보다 평당 50만 원씩 낮게 매매값이 형성돼 있다. 단독주택은 평당 750만~950만 원이다.원미지구는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강남 진출입이 쉬워졌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도심지 개발 방식인 중심지형으로 개발되며 중동, 상동의 생활 편의 시설을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소형 빌라가 평당 1300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단독주택은 평당 700만~800만 원이다. 중대형 빌라의 매매값은 평당 950만~1000만 원이다. 고강지구는 김포공항과 인접해 있어 고도 제한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관건이다.현지에서는 이와 관련해 고강로와 오정대로 사이의 그린벨트와 해당 지역을 맞교환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매매값은 소형 빌라는 평당 1300만 원, 중대형 빌라는 8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