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래 강원개발공사 사장

펜시아 리조트는 강원개발공사가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평창 산악지대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 단지다. 이곳에는 스키장 등 동계스포츠 시설은 물론 워터파크 호텔 콘도 등 각종 레저시설이 이미 들어섰거나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 8월 초 찾아간 알펜시아 리조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답게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기저기서 공사가 진행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었다.조 사장은 지난 1월 분양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 사장의 뒤를 이어 구원투수로 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LG정유 부사장, LG에너지 대표, LS파워 대표, GS칼텍스 상임고문 등을 거치며 LG계열 에너지회사에서 40여년을 보낸 영업전문가다. 취임 후 그는 방대한 재계 인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분양률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평창 알펜시아 홍보관에서 조 사장을 만났다.“예전에 에너지업계에 근무하면서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강원도에서도 근무를 한 경험이 있지요. 덕분에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저는 정유회사에서 39년 동안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했는데 그게 이곳에 오게 된 인연이 된 것 같습니다.”“첫 단추를 잘 꿰어야 다음 단추도 잘 꿸 수가 있죠. 알펜시아가 문을 열었으니 초기부터 철저하게 운영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호텔과 콘도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골프장은 투룬이라는 골프매니지먼트사가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적인 정서와 접목을 시키는 문제, 종업원 교육·훈련, 아웃소싱 인력관리 등 여러 문제가 많습니다. 리조트 건설도 단계적으로 계속 추진해야하고요.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 여기서 주로 업무를 봅니다. 알펜시아가 개장한 후 내방객들도 많아졌는데 이분들에게 리조트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요.”“이번에 개장한 시설은 골프빌라인 ‘알펜시아 트룬 에스테이트’ 50세대, 콘도미니엄인 ‘홀리데이 인 알펜시아 평창 스위트’ 343실, 멤버십 골프장인 ‘알펜시아 C. C’ 18홀, 퍼블릭 골프장인 ‘알펜시아700골프클럽’, 그리고 생태학습장입니다. 특급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와 스키장, 스키점프대는 올해 겨울에, 콘서트홀과 컨퍼런스 센터, 워터파크는 내년 5월에 그리고 나머지 골프빌라는 20011년까지 순차적으로 개장하게 됩니다.”“보통 리조트라고 하면 휴양 레저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비해 알펜시아는 4계절 스포츠시설과 국제행사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문화예술 공간, 헬스케어 서비스 등이 완비된 종합 리조트입니다. 다른 리조트에서 경험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먼저 45홀에 이르는 골프코스와 워터파크, 스키장, 크로스컨트리 및 바이애슬론 경기장, MTB(산악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팅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시설이 있습니다. 문화예술 공간으로는 1300석 규모의 뮤직텐트와 630석 규모의 실내공연장이 있습니다. 내년부터 이곳에서 대관령 국제음악제가 열립니다.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퍼런스 룸은 1200명, 540명, 120명 등 다양한 규모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특1급과 특2급 호텔도 있습니다. 고객들의 건강을 위한 헬스케어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한방치료와 전문 건강검진 등의 설비를 갖출 예정입니다. 트레킹 코스도 명물이 될 겁니다. 지난 8월 1일에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 강원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알펜시아와 대관령 강릉을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를 답사했습니다. 현재 경포대에 ‘낭만의 길’이라는 트레킹 코스가 개발돼 있는데 이곳과 알펜시아를 연결해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슬로건은 국내 최대, 최고, 최상의 4계절 종합리조트입니다. 휘슬러나 베일 같은 세계 최고의 리조트로 만들 겁니다.”“우리의 타깃 고객은 아마추어 스키어입니다. 초보자와 가족중심의 스키장을 만들 겁니다. 반면 스노보드 쪽은 마니아 중심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스노보드 전용 슬로프도 만들 생각입니다.”“여기 오시는 분들은 이곳이 아파트처럼 높은 빌딩이 없어서 좋다고 하십니다. 여유가 있어서 정말 쉴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죠.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이곳에 오면 어디에서든지 대관령의 산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잦은 설계변경으로 공기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분양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나머지 시설들은 대략 내년 5월에 완공될 예정인데 당초 계획보다 1년 6개월이 늦어진 셈입니다. 또 분양이 부진하다보니 유동성에도 문제가 생겨 공기가 늦춰진 점도 있지요. 그러나 최근 분양률은 많이 호전됐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개를 하기는 어렵지만 공사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와서 콘도 호텔 골프빌라를 분양받은 고객에 대해서는 5년 후에 해약을 원할 경우 원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우선 공기지연을 이유로 해약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크게 줄었습니다. 또 대학 기업 등 단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 결과 문의 전화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그것도 하나의 전략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명품은 공동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여기 와야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명품 리조트를 만드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다른 리조트들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고 있지만 거절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리조트는 다른 리조트와 차이가 없어질 겁니다. 득보다는 실이 크다고 봅니다.”“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온천개발도 할 수 있습니다. 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릴 가능성이 큰데 먼 훗날에는 카지노도 열 수 있을지 모릅니다. 올림픽 후보지로 결정되면 선수촌도 만들어야죠. 회원들이 이곳에서 각종 행사도 즐기고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할 겁니다. 사실 알펜시아를 150만 평의 대규모 리조트로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강원도와 평창군이 보유한 토지가 130만 평에 달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여러 정황을 봐도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이 정도 규모의 리조트가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알펜시아의 투자규모는 1조5000억 원이만 그 효과는 2조 원 이상입니다. 당장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웃소싱 인력을 제외하고도 1500명이나 됩니다. 또 인근의 병원 약국 식당 세탁소 등 상업시설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알펜시아는 모든 음식에 강원도 농산물을 쓰는 게 원칙입니다. 또 관광효과까지 감안하면 파급효과는 이보다 더 클 수 있습니다. 2013년에 제2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이곳까지의 거리가 30분 이상 줄어듭니다. 동계올림픽이 성사되면 대규모 관광단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봐야죠.”“저는 3년 내로 손익분기점을 넘겨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알펜시아 곳곳에는 고객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시설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산 정상부터 아래까지 시속 40km 속도로 내려올 수 있는 알파인코스트라든가 190m 높이의 스키점프대 라운지 등은 4계절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봅니다. 이런 시설들이 다 가동되면 생각보다 빨리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습니다”글 김태완·사진 이승재 기자 twkim@hankyung.com강원개발공사 사장고려대학교 상학과LG정유 부사장LS파워 대표이사GS칼텍스 상임고문LJL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