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 사진 각 사 제공] 가구는 인간과 동물의 자연스러운 교감의 도구가 된다. 반려동물과 사람이 공유(共有)함으로써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가구 디자인을 소개한다.


고양이와 개, 사람에게 모두 편한 테이블
[Special] 펫, 가구로 ‘교감’하다

가또블랑코의 ‘풀문하우스테이블’은 둥근 보름달 모양의 하우스로, 고양이와 강아지 모두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반려동물의 하우스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윗부분 또한 탁자로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 쓸 수 있는 다기능성 가구다. 안전을 위해 모든 모서리는 둥글게 디자인됐다. 디자인만이 아닌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더욱 편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새롭게 선보인 펫플(Petple, pet+people의 합성어) 라인이다.

박기훈 가또블랑코 대표는 “최근 들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쓰는 가구도 일회성으로 대량 유통되는 기성 제품보다는 오래 쓸 수 있고 디자인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제품을 많이 찾는 추세”라며 “원목의 고급스러움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가격은 27만 원. gatoblanco.co.kr


반려동물은 스파, 나는 족욕
[Special] 펫, 가구로 ‘교감’하다
투인플레이스는 ‘함께 사용해 더욱 심플한 반려가족과 당신의 공간’을 모토로, 반려동물과 함께 쓰는 가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가구 전문 기업 하이파오피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다.

투인플레이스의 ‘강아지 피부병 치료 히히노끼 스파욕조’는 피부가 약한 강아지와 반려인들을 위한 히트 아이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약알칼리성 피부를 가진 강아지들이 ‘홈스파’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피톤치드 함량이 높은 편백나무를 사용했다. 반려인은 건강한 족욕을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사용 후 물을 버릴 때 안쪽에 있는 욕조 마개를 열어 쉽게 물을 뺄 수 있다. 가격은 9만9900원. www.twoinplace.com


STUDIO MUN의 ‘공유하는 소파’
[Special] 펫, 가구로 ‘교감’하다
동물의 시각에서 볼 때 소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STUDIO MUN의 디자이너 문승지 씨는 소파의 버려진 공간에 펫의 공간을 결합했다.

<쉐어링 소파(Sharing sofa)>는 이름 그대로 공유하는 소파다. 공간 소유욕이 강한 강아지의 습성을 소파에 결합시켜 주인과 강아지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휴식을 취하며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문 씨는 “나의 공간 일부를 반려동물에게 내줌으로써 그들과 인간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이러한 시도를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고양이 터널 소파’는 고양이와 고양이 주인을 위해 디자인됐다. 소파의 등받이와 팔걸이 부분에 고양이가 드나드는 터널을 설치한 작품이다. 고양이의 습관과 행동을 분석하고 관찰한 후에 소파의 구조와 모양을 디자인에 적용했다. 가격 미정. www.munseungji.com



[inteview] 디자이너 문승지
“개 팔자가 상팔자? 모든 생명은 존중돼야”
[Special] 펫, 가구로 ‘교감’하다
디자이너 문승지 씨는 가구 디자인업계의 ‘젊은 스타’다. 2012년 발표한 <고양이 터널 소파(Cat Tunnel Sofa)>가 로이터통신을 비롯해 영국 데일리 메일, 미국 NBC,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에 실리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이후 COS (H&M의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등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 온 그는 올봄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쓰는 가구를 디자인하는 배경은.
“페이스북 등에서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영상을 보고 경악한 적이 있다.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가구 디자이너로서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쓰는 가구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측면도 있다. 최근 1인 가구 등이 늘어나면서 집의 크기는 소형화되고 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에 따뜻한 마음을 더하고 싶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반려동물과 함께 쓰는 가구들은 어떤 콘셉트인가.

“가구 중 특히 ‘소파’에 관심이 많다. 침대와 더불어 반려인의 향이 가장 많이 배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소파 밑의 공간은 사람들에게는 버려지는 공간이지만, 동물들에게는 마치 동굴탐험과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일 수 있다. 새 브랜드에는 이렇게 동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재미있는 포인트를 다양하게 적용해 선보일 예정이다. 2012년 첫선을 보인 <고양이 터널 소파>등이 ‘작품’의 개념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생활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브랜드 제품’을 준비 중이다.”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나.
“5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 시장은 매우 작았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근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를 만들고,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이슈가 끊임없이 확산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위해서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디자이너들도 또 다른 영감을 받으면서 작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브랜드가 론칭이 되면 전시도 많이 열 계획이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시선의 잘못된 점이나 미래 지향점 등을 작업을 통해 세상에 끊임없이 얘기하고자 한다. 어떤 이들은 강아지, 고양이가 ‘왜 이렇게까지 대우를 받아야 하지?’ 하고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반복되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게 되고 점점 반려동물이 존중받는 세상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반려동물이 학대 받지 않고, 좀 더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강아지나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생명은 다 존중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