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변액보험은 ‘길게 보는 미래 설계’

SPECIAL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변액보험에 가입한 지 5년이 넘었는데 원금 회복이 안 됐어요. 해지할까요?”
“2013년부터 월 50만 원씩 납입하고 있는데, 펀드 변경을 해야 할까요?”

변액보험은 국민 6명당 1명이 가입한 대표적 생명보험 상품이다. 그러나 변액보험을 제대로 알고 가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변액보험에 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유다.


변액보험은 ‘생명보험’과 ‘펀드’가 결합된 상품이다. 사망 등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과 주식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상품이 접목돼 있다. 변액보험은 가입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 꾸준히 관리해야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 ‘완주’ 목표,
단기전은 불리


변액보험의 핵심 무기는 저금리를 이기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기대수익률’과 투자 상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안전장치’가 있다는 점이다. 변액보험은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증옵션 제도를 두고 있다. 변액연금의 경우 연금 개시 시점에 투자 실적이 나쁘더라도 납입 보험료 이상을 보증받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펀드 운용 수수료도 일반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별도의 수수료 없이 변경도 가능하다. 비과세 혜택도 매력적이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도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중도에 해지하면 무거운 해지 수수료 부담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높았다.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보험이다. 보험료의 100%가 투자되지 않고, 일부는 위험 대비를 위한 보험료와 사업비로 빠져나간다. 이러한 보험료에서 떼는 사업비 비중이 초기에 매우 높고 이후 점차 낮아지는 구조다. 단기 운용 시에는 사업비를 제외한 초기 투입금이 적기 때문에 해지 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예금이나 펀드가 금융상품의 단거리·중거리 선수라면 변액보험은 마라톤 선수에 비유되는 이유다.


여유를 갖고 장기 투자를 하려면 사업비가 낮고, 자산 운용 실력이 검증된 상품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사업비가 낮을수록 전체 보험료 중 펀드에 투자되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보험금을 더 빨리 불릴 수 있고,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환급률이 높아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사업비는 동일한 보험사 상품이라도 제각각이다. A사의 B상품은 7년 이내 사업비가 전체 보험료 대비 2.42%다. 반면 A사의 C상품은 7년 이내 사업비가 전체 보험료 대비 9.29%에 달한다. 보험 회사별 변액보험의 사업비는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의 ‘상품 공시 길라잡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변액보험 펀드의 수익률은 해당 보험사 및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5년 총자산 수익률을 기준으로 주식형 가중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으로 29.2%로 집계됐다. 이밖에 메트라이프(21.9%), 오렌지라이프(12.5%), BNP파리바카디프생명(12.1%), 삼성생명(10.7%)이 수익률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분산투자와 적극적 펀드 관리

[SPECIAL] 변액보험은 ‘길게 보는 미래 설계’
변액보험은 예금처럼 한번 가입하고 ‘묻어 두는’ 상품이 아니다. 경제 환경이나 시장 흐름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으로 나뉘며, 지역을 넘나들면서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수익이 쑥쑥 자라나는 상품이다. 그러나 국내 변액의 펀드 변경률은 1~2%에 불과하다. 적극적인 펀드 관리가 중요하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펀드는 일정 기간 안에 환매 시 이익금의 70%까지 패널티가 부과되는 등 제약이 있지만, 변액보험 내 펀드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강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험사별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변액보험은 대개 연 12회까지 수수료 없이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다만 변액보험의 펀드는 가입한 보험사의 상품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보험 가입 전에 해당 보험사가 다양한 분산투자가 가능한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최대 183개의 펀드 라인을 갖추고 있는 곳에서 적게는 10개에 못 미치는 펀드를 운용하는 곳도 있다.


글로벌 분산투자가 가능한가도 핵심 요소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의 펀드 대부분이 국내 투자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생명보험협회에 의하면, 7월 말 기준 23개 생명보험사의 국내 투자 자산 비중이 87.4%에 달했다. 특히 변액보험 자산을 많이 보유한 대형사들의 해외 자산 투자 비율이 현격히 낮았다.


약 100조 원을 넘는 변액보험 총자산 가운데 각각 15조 원과 14조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경우 해외 투자 자산 비중이 1.8%와 4.6%에 불과하다. 아무리 우수한 시장이라도 한 지역에 집중으로 투자할 경우 수익은 시장 변화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변액보험 투자 자산이 몰린 국내형 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지난 10월 15일 기준 해외 펀드의 수익률은 24.8%로, 국내형 펀드의 11.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을 나타냈다.

[SPECIAL] 변액보험은 ‘길게 보는 미래 설계’

투자의 가성비를 높이는 변액보험 활용팁


원금을 지키고 싶다면 최저납입보증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원금 손실의 위험을 고객이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변액보험은 예·적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지만, 변액연금보험의 경우 원금 보장 기능을 제공한다. 변액연금보험은 연금 지급을 위해 쌓아 둔 적립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을 경우, 연금 전환 시점의 적립금을 이미 납입한 보험료로 최저보증 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추가납입으로 수수료 절약
변액보험은 예정 월납보험료를 기본보험료와 추가납입 보험료로 분할 투자하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변액보험의 경우 기본보험료의 2배까지 추가납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월 120만 원을 적립하고자 할 때 40만 원을 기본보험료로 내고, 월 80만 원은 추가납입을 하는 식이다. 추가납입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기본보험료 납입 수수료의 50%가량 저렴하고, 추가납입 수수료가 아예 없는 상품도 있다. 자금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거치형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거치형 투자의 경우 적립식 투자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추가납입 제도를 활용하면 수수료 비중을 더 낮출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른 펀드 관리
변액보험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한 펀드 관리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펀드 변경 한도는 1년에 12회이나 너무 잦은 변경보다는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시장 흐름을 모니터링한 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펀드 관리가 어렵다면 전문가가 운용해주는 일임형 펀드를 활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4호(2019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