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 <영웅본색>의 작품성과 란한 액션, 주옥같았던 주제가를 담아 낸 뮤지컬 <영웅본색>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안무를 더해 완성도 높은 월드프리미어 작품으로 탄생했다. 과연 그 속살은 어떤 모습일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사내들, 뮤지컬 <영웅본색>
주윤발의 트렌치코트, 질근질근 씹던 성냥개비, 그리고 주제곡 ‘당년정(當年情)’과 ‘분향미래일자(奔向未來日子)’! 1980년대 후반 홍콩 느와르에 열광했던 사람들이 아니라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영화 <영웅본색>이 뮤지컬로 부활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송자호, 송자걸, 마크라는 3명의 인물의 삶을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 낸 작품으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두 히로인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합심해 탄생시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 뮤지컬에선 찾아볼 수 없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완벽한 무대를 구현해 화제다. 뮤지컬 <영웅본색>의 혁신적 무대는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발광다이오드(LED) 패널과 인터렉티브 영상의 도입으로 탄생했다. 뮤지컬 <영웅본색>에서는 1000장이 넘는 LED 패널을 무대 전방위에 설치했으며, 장면에 맞춰 변화하는 LED 세트와 영상으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공간을 생생히 표현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사내들, 뮤지컬 <영웅본색>
[유준상]
가득 메운 LED 패널은 홍콩의 밤거리부터 위조지폐작업장, 교도소, 부둣가 등 수십 개의 공간으로 변모하며 원작 영화 명장면들의 생생한 재현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섬세한 영상과 무대 연출로 한 무대 위에 각자 다른 공간에서 서로를 떠올리는 자호와 자걸의 모습,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걸과 페기의 아쿠아리움 신(scene) 등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신선한 장면들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한 장소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시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터렉티브 방식의 영상이 뮤지컬 <영웅본색>의 생동감을 더했다. LED 세트와 무대 소품, 인터렉티브 영상의 완벽한 합은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든 누아르 액션을 몰입감 있게 표현해 냈으며, 영화 못지않은 빠른 호흡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무대를 탄생시켰다.

무대에 촘촘히 녹아 있는 누아르 명작 영화의 명장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작의 내용을 각색한 자걸의 공중전화 신, 인터렉티브 영상과 접목해 한층 역동적인 총격 신을 비롯해 커튼콜에서는 원작 영화감독 오우삼의 시그니처 쇼트(shot)와도 같은 하얀 비둘기가 등장해 원작 영화의 감성을 뮤지컬 <영웅본색>만의 스타일로 담아 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극중 조직에 모든 것을 바쳤지만 배신당한 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송자호 역으로는 유준상·임태경·민우혁이 출연하며, 경찰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형사로 조직 생활을 했던 형 송자호를 경멸하는 송자걸 역으로는 한지상·박영수·이장우가 무대에 오른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사내들, 뮤지컬 <영웅본색>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사내들, 뮤지컬 <영웅본색>
[위에서부터)한지상, 이장우]
의 복수를 위해 나섰다가 절름발이가 된 후 조직에서 퇴물 취급을 받는 마크 역으로는 최대철과 박민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조직의 보스가 되려는 야욕을 품은 아성으로는 김대종과 박인배가 열연한다. 이외에도 페기 역으로는 제이민·송주희·정유지가, 호반장 역으로는 이정수가, 견숙 역으로는 문성혁이 열연할 예정이며, 배우 이희정은 고회장 역을, 도선 역에는 선한국이, 조직 흑사회의 보스 요선생으로는 김은우가 출연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6호(2020년 0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