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안전성·효율성 강조한 5t 트럭

연간 1만대 수준의 국내 중형트럭 시장이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줄고 있다. 그러나 수입 상용차 회사들이 연이어 제품을 투입하면서 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 모습을 드러낸 차는 이스즈 포워드다. 국내에서 아직 낯선 이스즈는 1916년부터 차를 만들어 온 유서 깊은 회사다. 포워드는 1970년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럭이다. 국내 출시된 포워드는 2010년 5세대 데뷔 이래 두 차례의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제품이다.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적재력에 주력한 상품성
포워드의 외관은 3.5t 트럭 엘프와 닮았다. 좌우로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3분할 그릴, 가파른 윈도우 라인 등의 캡이 특징이다. 그러나 적재능력이 강화된 만큼 범퍼와 펜더, 지붕, 적재함 등을 부풀렸다. 캡은 좌석 뒤에 별도의 공간이 없는 싱글 캡 구조다. 거주성이 아쉽지만 차체에서 캡이 차지하는 공간이 작은 만큼 짐을 더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체 크기는 길이 8,600㎜, 너비 2,495㎜, 높이 2,570㎜, 휠베이스 4,990㎜이며 적재함은 길이 6,650㎜, 너비 2,420㎜, 높이 400㎜다.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기능 중심의 실내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네모반듯한 대시보드의 주요 부품은 엘프와 공유한다. 작은 액정을 담은 아날로그 계기판, 수동 에어컨 등 다소 원초적인 구성이지만 경제성을 향한 제품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수긍된다. 그러나 운전자의 피로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시트만큼은 독일 ISRI의 에어서스펜션 시트를 채택해 승차감에 대한 욕심을 부렸다. 시야가 트인 점도 피로를 줄이는 데 한 몫 한다. 천장엔 오버 헤드 콘솔 등으로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수치보다 실제 성능에 주목
동력계는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78㎏·m의 5.2ℓ 디젤 엔진과 6단 자동화 변속기(AMT)로 이뤄졌다. 수치상 성능은 동급의 트럭보다 낮지만 실제 주행에서 느낀 동력은 그렇지 않았다. 카랑카랑한 4기통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거친 소리를 내뿜으며 속도를 올리는 감각은 제법 경쾌하다. 적재함에 5t 무게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싣고 있는데도 힘들다는 내색을 비추지 않는다.

포워드는 엘프와 함께 '스무더(Smoother)'라 불리는 6단 자동화 변속기를 탑재했다. 스무더는 말 그대로 부드러운 변속을 보여준다. 변속 레버의 조작감은 물론, 클러치 페달 조작 없이 기어를 바꾸는 과정 모두가 유연하다. 굳이 승용차의 변속기로 따지자면 푸조시트로엥의 MCP보다 BMW의 SMG에 가까운 느낌이다. 변속 시점은 조절 스위치를 통해 늦추거나 당길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선 수동 모드도 지원한다.

제동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적재로 인해 차체가 밀릴 법도 하지만 일반적인 제동 성능보다는 확실히 잘 감속한다. 물론, 배기 브레이크를 활용해 속도를 줄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그 효과는 낮다.

포워드는 차선이탈경고, 전방추돌경고, 긴급자동제동장치 등의 안전품목을 기본으로 품고 있다. 차선이탈경고는 차로를 구분하는 선을 밟을 경우 해당 방향의 스피커를 통해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경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방추돌경고 역시 계기판의 시각적인 경보로 운전자를 놀래킨다. 선행 차와의 거리는 계기판을 통해 보여주며 경고 거리는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포워드의 또 다른 특징은 운행 비용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이스즈가 상용차용 디젤 엔진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유지·보수 면에서 경쟁력을 높였다는 것. 특히 요소수 사용량은 일반 트럭의 20% 수준으로 낮췄다.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선제적 대응을 통해 내구성 강화를 이뤘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시승]실용주의 중형 트럭, 이스즈 포워드

▲포워드의 핵심은 실용성
포워드는 실용성에 초점을 둔 중형 트럭이다. 고급스러움보다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트럭 특성을 감안하면 지향점에는 문제가 없는 듯 보인다. 수입차는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틀을 스스로 깬 셈이다. 그럼에도 안전성과 내구성은 챙겨서 가격대 가치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캡이 작아 편하지 않더라도 심리적 부담을 줄여 운전자의 파트너로서 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이스즈를 들여오는 큐로모터스도 이 같은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고급화를 이루는 여러 품목에서 오는 피로감보다 단순함을 강조해 운행부담을 줄인다는 것. 포워드는 트럭의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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