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서 회계·재무·감사 업무를 하는 담당자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가 올해 회계감사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답자의 3명 중 2명은 '언택트 감사'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그 해결책으로 전통적인 회계감사 방식을 디지털 영역으로 옮겨간 '디지털 감사(Digital Audit)'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가 회계감사에 미치는 영향과 디지털 감사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EY한영은 지난달 9일부터 16일까지 총 7일간 국내 기업 내 회계, 재무, 감사 관련 업무 담당 실무자, 부서장, 임원 총 58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7.6%는 코로나19가 올해 회계감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영향이 없다고 답한 비중은 20.8%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가장 우려하는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감사 업무 대응 부담 증가(36.9%) △감사 일정 지연(27.7%) △감사 현장에서 코로나19 재확산(25.4%)을 꼽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회계감사 방법과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63.8%에 달했다. 특히 비대면 기능을 강화한 '언택트 감사' 기법이 확산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66.1%로 조사됐다.

비대면 감사 방법 확산이 필요 없다는 응답자는 12.2%다. 21.7%는 언택트 감사 필요성에 대해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디지털 감사를 비대면 회계감사를 가능케하고 감사의 대면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디지털 감사의 예상 장점(중복 응답)으로 '대면 접촉 최화'(71.8%)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언택트 시대 도래로 부상 중인 디지털 감사는 회계감사의 업무 공간, 종이 서류, 소통 채널 등 전통적인 방식의 감사 절차를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 놓은 개념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툴 등 각종 신기술을 탑재해 감사 과정에서 잘못된 내용을 정밀하게 잡아내면서도 효율성은 끌어올리는 첨단 회계감사 기법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을 극대화해 모든 관련 업무를 일원화한 시스템화된 감사가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회계감사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자료 중복 요청이나 소통 오류 등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회계법인의 감사 인력은 물론, 감사를 받는 기업의 담당자들도 같은 플랫폼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어떤 자료를 주고받았는지 등 감사 진행 현황을 추적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감사의 예상 장점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대면 접촉 최소화와 함께 불필요한 감사대응 업무 최소화(46.5%), 시스템화된 감사(45.6%)를 지목했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EY한영의 경우 EY글로벌이 5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EY캔버스(EY Canvas)라는 디지털 감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며 "전 세계 134개 국가에서 EY 감사 인력 14만 5000명이 EY캔버스를 사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19.8%는 '대용량 자료 분석 통한 오류와 부정 식별 가능'을 디지털 감사 예상 장점으로 꼽았다.
디지털 감사는 대용량 자료 분석 기능을 디지털 플랫폼에 탑재해 기존 샘플링(sampling) 기반 회계감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EY한영의 경우 빅데이터 분석 원리로 기업 장부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디지털 감사 툴(EY Helix)을 도입해 감사에 적용하고 있다.

일부 데이터가 아닌 전수 분석을 통해 기업의 재무 데이터 추세와 숨겨진 패턴을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분야를 정밀하게 진단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도 시스템과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파악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EY한영은 올해 감사를 맡고 있는 상장 기업 중 200개 이상 기업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디지털 감사 기법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는 회계감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rozzhj@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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