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애플 폭락 여파 패닉…나스닥, 5% 급락
미국 뉴욕증시가 애플 등 기술주의 동반 급락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지시간 3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07.77포인트(2.8%) 하락한 28,292.73으로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25.78포인트(3.51%) 하락한 3,455.06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598.34포인트(4.96%) 떨어진 11,458.1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전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2,000선을 돌파했지만,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코로나19에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 참가들은 주요 기술기업 주가 조정의 여파와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애플을 비롯해 그동안 증시의 강세를 이끌어 온 핵심 기술 기업의 주가가 갑작스러운 조정에 직면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약 8% 폭락해 3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 넘게 내렸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5% 이상 추락했다. 테슬라 주가도 9% 넘게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주가 폭락을 촉발할 특별한 악재가 불거지지는 않은 만큼, 그동안 쉼 없이 오른 데 따른 부담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으로 진단했다.

미 법무부가 알파벳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이달 안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지만, 알파벳 주가는 해당 소식 이전부터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실업 관련 지표는 양호했지만, 기술주 조정이 촉발한 폭락세를 막아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만 명 줄어든 88만1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95만 명을 밑돌았다.

3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다.

지난달 22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도 123만8천 명 감소한 1천325만4천 명을 기록했다.

다만 노동부가 이번 주 발표치부터 계절 조정 방식을 변경하면서, 이전과 비교해 추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다소 둔화한 점은 증시에 부담을 줬다.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8.1에서 56.9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57.0에도 소폭 못 미쳤다.

국제 유가도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3%(0.14달러) 내린 41.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 현재 배럴당 1.1%(0.49달러) 떨어진 43.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3% 가까이 급락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폭을 크게 줄였다.

세븐스리포트 리서치의 공동편집장 타일러 리치는 마켓워치에 이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글로벌 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또는 경기부양에 관한 부정적인 헤드라인 뉴스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따른 것"이라며 "에너지 분야는 안정됐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4%(6.90달러) 떨어진 1,937.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폭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려는 트레이더들이 금과 같은 다른 자산을 매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