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8월에도 `삼성전자` 샀다…외국인·기관 물량 떠안아
지난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2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8월 3일부터 9월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2조14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8천784억원, 1조1천57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물량을 `동학 개미`들이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특히 외국인이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 5천432억원어치 `매도 폭탄`을 던진 8월 31일에는 개인이 이에 맞서 5천5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지난 8월 19일부터는 10일 연속 삼성전자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증시가 요동치던 지난 3월 개인이 13일(3월 5∼23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동학개미, 8월에도 `삼성전자` 샀다…외국인·기관 물량 떠안아
[삼성전자 투자자별 순매수 금액(단위: 백만원)]

최근 반도체 업황 불안 등과 맞물려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올해 3월 저점 이후 지난 1일까지 61.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7.53% 오르는 데 그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현물가격이 4월 초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며 실적 불확실성을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행렬에도 개미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주가는 한달간 5만4천원∼5만9천원대에서 움직였다.

앞으로 반도체 업황에 불확실성이 걷히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연구원은 "4월 초 이후 하락세를 이어간 D램 현물가격은 8월 24일을 저점으로 소폭의 반등세를 지속했다"며 "과거 10년간 가격 추세를 보면 D램 현물가격은 고정가격의 선행지표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D램 고정가격 상승 전환 시점 대비 평균 6개월 전에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8월 이후부터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점차 우상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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