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희 가사전문변호사, 명확한 이혼사유에도 증거 불충분 가능성 있어... 재판상 이혼 및 위자료 주장시 ‘객관적 자료’ 중요해
코로나19에 외출은 줄어들고, 명절은 다가온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족, 친지와 행복을 쌓아가는 시간과 비례해 갈등과 불화 횟수도 증가하는 추세. 특히 가족의 중심축인 부부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의정부를 중점으로 남양주, 다산, 구리 등 경기 지역에서 이혼 재산분할, 위자료 등 이혼 관련 소송을 담당하는 문건희 가사전문변호사는 “최근 배우자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며 이혼 사유가 되는지 묻는 전화 상담, 문자 상담이 부쩍 증가했다”며 “외도 정황이나 폭행 등 명백한 이혼사유는 물론 폭언이나 경제적 문제, 유흥업소 출입 등 상담 내용도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부부간 균열이 생긴 상태에서 10월 명절 연휴도 다가오고 있어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계청의 최근 5년간 이혼 통계에서는 명절 직후 2-3월과 10-11월 이혼 건수가 직전 달보다 평균적으로 약 11퍼센트 높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명절 연휴 기간 112에 신고 접수된 가정폭력 사건도 명절이 아닌 날보다 약 50퍼센트 가까이 늘어났다는 자료가 있다.

코로나, 명절 갈등으로 인한 이혼이 다소 즉흥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혼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많은 감정과 갈등이 오갔을 터. 결정을 했다면 신속하게 행동하여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단, 배우자가 이혼에 동의한 협의이혼인지, 양측 의견이 다른 재판상 이혼인지, 재판상 이혼이라면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분하고, 이를 증명할 증거는 있는지 등 여러 사항을 다각적으로 따져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명백한 이혼사유가 있다면 이혼이 가능하며,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이 가능하다. 또 유책 사유가 일방에게 있다면 위자료를 청구하여 정신적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민법상 규정된 유책 사유에는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시부모, 장인, 장모 등)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그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등이 있다.

문건희 의정부변호사는 “즉 민법상 외도나 폭행, 시댁과 갈등 등은 명백한 이혼 사유가 되고 재산분할 및 위자료 책정에도 반영될 수 있다”며 “문제는 이를 법정에서 어떻게 객관적 자료로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배우자 유책 사유를 증명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은 합법적이어야 한다. 불법 녹취파일, 흥신소 등 불법 업체를 이용했다간 명예훼손, 주거침입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 더불어 최근에는 코로나19 동선 공개로 상대의 외도 및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문건희 의정부가사전문변호사는 “유흥업소 출입기록, 상대 배우자의 코로나 동선에서 밝혀진 외도 증거 등이 재판상 이혼 증거로 채택될 수는 있지만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감염증으로 인한 정보 공개가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복잡한 이혼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함부로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이혼변호사에게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고 신중하게 소송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한 가지 알아둘 부분은, 유책 사유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재산분할에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민법상 재산분할 대상에는 기본적으로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하여 형성한 공동 재산과 부부 일방 명의의 특유재산 중 기여도가 있는 부분, 퇴직금·연금 등 장래 받게 될 수입, 그 밖의 재산분할 대상과 소극적 재산인 채무까지 포함한다.

특히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이란 혼인 전부터 부부가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나 혼인 중에 부부 일방이 상속, 증여, 유증으로 취득한 재산 등으로 원칙적으로 이러한 특유 재산은 이혼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부부 일방이 특유재산 유지 및 증가를 위해 기여한 부분이 있고 이런 부분을 증명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이혼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문건희 이혼변호사는 “이혼 재산분할에서는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합의서 녹음 파일, 각서 등 구체적인 자료로 준비해야 한다”며 “전업주부라도 기여도의 33 퍼센트는 인정받아 이혼 재산분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 판례도 있는바. 함께 살림을 꾸렸던 부부라면 이혼재산분할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이혼은 유책 사유 구분부터 이혼 소송, 재산 분할, 위자료 책정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현실적인 부분을 조정해가는 과정이다. 길게는 몇 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사소송. 긴 여정에 쉽게 지치지 않고, 손해를 보지 않도록 기댈 수 있는 이혼변호사를 찾는 게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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