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2,600까지 간다”…외국계IB, 목표치 잇따라 높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코스피가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종전 2,300에서 2,600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최근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 한국 전략가인 박지훈 부문장은 "당분간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단기 경제지표 호전이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경제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국내 경제를 좌우하는 수출 부문의 타격이 호전되기 시작했다고 박 부문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가파른 기업 이익 하향조정이 안정되고 일부 기업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실적 측면에서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6배로 여전히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PBR은 주가 대비 주당 순자산의 비율로,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 가치(청산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임을 의미한다.

맥쿼리증권 역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4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맥쿼리증권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반영해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2,400에서 2,200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최근 목표치를 다시 올려 잡았다.

국내 증시가 사실상 코로나19의 여파에서 벗어났다고 본 것이다.

맥쿼리는 "코로나19가 국내 거시경제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지만, 최근 유동성 증가와 개인 투자자의 증시 참여 확대 등을 고려해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했다"고 밝혔다.

시중 유동성이 어느 때보다 풍부한 가운데 부동산 규제 강화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증시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HSBC는 지난달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HSBC는 한국 증시가 강한 성장세와 매력적인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공격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짐에 따라 한국 시장은 향후 수출 회복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추이에 따라 불확실성은 재차 확대될 수도 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7∼21일 한 주간 4.27% 하락하면서 2,400선에서 2,300선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하루 만에 3.66% 급락해 지난 6월 15일(4.76% 하락) 이후 2개월여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앞선 주가 급등으로 코스피의 가격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19의 재확산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향후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될 경우 국내 소비와 기업 실적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다시 주가를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대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이번 주 중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면서 "지금은 국내 증시에 대해 보수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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