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전북 부안군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방문해 해상풍력 경쟁력 강화와 그린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디지털·그린 등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의 기반이 되는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 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연합뉴스 사진)

정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의 각종 시설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투자세액공제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지원대상과 지원수준 등이 상이했던 9개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를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와 통합한 '통합투자세액공제'가 신설되고 직전 3년 평균보다 투자를 늘릴 경우 증가분에 대해 추가로 세액공제(3%)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손질함으로써 투자를 유인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기업계는 이번 세제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 기업 투자가 늘어날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제도개편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신성장·혁신기술 등 투자 시 공제율이 하향 조정된 것과 관련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사실상 모든 투자에 세액공제 혜택

정부가 발표한 기업투자관련 세제개편의 골자는 기존 특정시설투자 세액공제 9개와 중소기업 투자 세액공제를 하나의 통합투자 세액공제로 묶는 것이다.

일부 특정시설에 한정된 세제지원 대상을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용 유형자산(토지·건물·차량 등 일부 제외)으로 확대하고 기본공제에 더해 투자증가분에 대한 추가공제를 신설함으로써 투자활성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과 관련해 신성장, 원천기술 사업화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일반투자보다 높은 기본공제율(2%p 우대)을 적용하고 적용요건까지 대폭 완화했다.

이는 신산업과 기술발전 등으로 각종 시설이 복잡·다양화되고 있는 반면 세제지원 대상은 법령에서 열거한 특정시설로 한정함에 따라 개별기업 상황에 맞는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생산성 향상 시설이나 환경 보전시설 등 지정된 9개 분야가 아니면 투자를 하더라도 공제를 받을 수 없었는데 기업의 자율적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기업들이 올해 투자분에 대해서도 개편된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2021년 소득세와 법인세 신고 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중소기업계 "환영" vs 중견‧대기업 "우려"

이번 투자세액공제 개편과 관련해 중소기업계는 전반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세제개편안에 따라 투자효과가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세법개정안 발표 후 논평을 통해 "이번 통합투자세액공제 개편방향은 특정 시설 투자에만 적용되던 기존 세액공제와 달리, 기업이 업종과 상황에 맞게 투자하고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개편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신성장 사업화 시설 등 특정 부문 투자 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제율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신성장과 혁신기술 ▲환경보전 시설 ▲근로자 복지증진 관련 투자 시 공제율은 각각 2%p씩 줄어든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투자유인을 높이기 위한 세제개편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부 항목에서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공제율을 낮추고 중소기업만 우대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도 투자를 활성화하면 세제혜택은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업계의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업의 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해선 법인세율 인하와 함께 기업을 묶고 있는 규제 등의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제혜택 등의 투자유인책만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기업투자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는 "지난해 법인세 신고기업 중 절반가량이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 기업이다. 면세 기업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개정안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기업들이 난감해하는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법인세율 인하 등 실질적인 세금감면조치가 동반되어야 세제개편의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세일보 / 염정우 기자 taxman@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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