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인 구글은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으로 경영안정성과 기업상장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벤처기업의 숙원인 차등의결권주 제도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주도로 올 하반기에 도입될 전망이다. 차등의결권주 혹은 복수의결권주, 황금주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대표적 기술혁신기업인 구글이 2004년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한 후 벤처혁신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졌다. 영국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 제도는 세계 각국에서 글로벌 기업사냥꾼으로부터 자국의 기술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에도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하반기에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차등의결권주를 도입한 해외 사례와 제도의 장·단점, 도입 필요성 등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의상 작년말 중소기업부 연구용역보고서로 나온 '벤처기업의 차등의결권주식 제도에 관한 연구(최수정 외)'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 유니콘기업수 세계 1위~4위 모두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

유니콘기업수 상위 1위에서 4위 국가인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모두 차등의결권주식(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홍콩과 싱카포르가 2018년 4월과 6월에 복수의결권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을 허용했고, 일본과 프랑스 등 많은 EU 국가들 역시 이 제도를 이미 도입했다.

미국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구글 창업자 '보유주식 수 11.4%, 의결권 51.1%'

미국 주회사법에서는 주식의 의결권 수에 대한 규제가 없으며, 정관의 규정으로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델라웨어주 회사법은 정관으로 복수의결권 규정이 없는 한, 1주1의결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델라웨어주 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는 정관의 규정에 따라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또한 뉴욕주 회사법은 정관에 따라 클래스 종류별로 의결권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규정 및 부속규정에 따라 이미 상장된 회사는 새로 복수의결권주식을 도입하여 기존 주주의 의결권을 해할 수 없다.

델라웨어주 회사인 구글의 경우 A클래스 주식은 1주1의결권, B클래스 주식은 1주 10의결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B클래스 주식은 보유자가 언제든지 A클래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B클래스 주식은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보유자가 사망하는 경우 A클래스 주식으로 자동 전환된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보유한 주식 수는 11.4%에 불과하나 의결권은 51.1%를 차지한다.

또한 2019년 상반기 상위 10위 안에 드는 신규상장기업의 경우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복수의결권주식을 보유하여 이 제도가 최근에도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9년 미국 상장자 10중 7개가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표 재인용 = 벤처기업의 차등의결권주식 제도에 관한 연구, 최수정 외)

홍콩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기업유치 실패 후 제도 도입

현재 홍콩 회사조례에 따르면 홍콩의 회사는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홍콩의 경우 지난 2013년 중국 IT기업인 알리바바의 상장신청을 거부한 바 있다. 이후 2014년 8월 홍콩증권거래소는 복수의결권주식 도입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는 홍콩증권거래소가 복수의결권주식의 상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중국의 거대 IT기업의 유치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논쟁 결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규정이 개정돼 2018년 4월 30일부터 복수의결권주식의 상장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본사 : 2014년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는 뉴욕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중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국부유출 방지→복수의결권주식 상장 허용

2005년 바이두(Baidu), 2014년 알리바바(Alibaba), 징둥(JD) 등 중국 대표 IT기업의 연이은 미국 상장으로 인해 중국 정부는 미국 증시의 복수의결권제도에 주목했다.

특히 2014년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는 뉴욕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중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2018년 11월 5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커촹반(科创板)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중국은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커촹반'이라는 과학기술혁신주 전문시장을 설립하여, 상하이를 국제금융 및 과학기술혁신의 중심지로 육성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논의 과정 속에 2019년 1월 28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의 동의를 거쳐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설립 및 등기제 시범구역에 관한 실시의견'을 발표함으로써 증권감독위원회의 커촹반 설립과 복수의결권제도를 허용하였다.

커촹반(STAR Market, 과학기술혁신판) 개장 후 2019년 7월 22일 25개 상장기업의 거래가 개시됐으며, 가장 큰 특징은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과 적자기업의 경우에도 상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식회사 유클라우드(Ucloud, 优刻得科技股份有限公司)는 2012년 3월 16일 찌신화(季昕华,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3명의 창업자가 상하이에서 설립한 중국 IT기업이다.

유클라우드는 2019년 '후룬(胡潤)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에서 70억 위안의 가치평가로 264위를 차지했다.

유클라우드는 처음에 유한회사로 설립됐으나, 2018년 9월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주식회사로 조직변경 당시, 찌신화(季昕华),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등 3명의 창업자가 각각 회사주식의 14.1%, 6.5%, 6.5%를 보유했다.

이후 제10차 증자까지 진행하며 지배주주 3명의 의결권 지분은 더욱 희석됐다. 대표이사인 찌신 화(季昕华)를 비롯하여 이사인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3인이 회사의 공동지배자로써 유클라우드 전체 주식의 26.8%을 보유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17일 임시주총 소집해 특별의결권주식(복수의결권주식) 도입 방안에 대한 결의를 통과시킨 후 유클라우드 창업자 찌신화(季昕华),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3인이 의결권의 64.71%를 보유하게 됐다.

유럽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덴마크, 프랑스, 아일랜드, 헝가리,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폴란드, 노르웨이, 체코, 영국 등 유럽의 많은 국가가 복수의결권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2014년 2월 개정 이전에는 2년 이상 계속하여 동일인이 주주명부상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한하여만 보통주에 2배 의결권이 보유되었으나 현재는 정관에서 자동적으로 2배 의결권이 부여됨으로써 복수의결권주식제도가 강화됐다.

따라서 프랑스의 경우 정관에서 배제하지 않는 한 2년 이상 계속하여 동일인이 주주명부상 지위를 유지하면 자동적으로 2배 의결권이 부여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2년 이상 계속하여 주식을 소유하거나 상장을 할 때 복수의결권주식을 허용한다. 2년 이상 계속 주식을 소유하면 정관에 근거하여 2배 의결권이 부여될 수 있고, 상장 시에는 정관에 근거하여 3배 의결권이 부여될 수 있다.

반면 독일, 벨기에, 에스토니아, 스페인, 그리스, 룩셈부르크 등은 복수의결권주식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일본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단원주제도 통해 복수의결권과 동일한 효과 발생

일본 회사법은 복수의결권주식을 종류주식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나, 단원주제도를 통하여 복수의결권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킨다. 단원주식수는 주식의 종류마다 정해야 한다.

단원주제도란 일정수의 주식을 하나의 단원으로 하여 하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A보통주를 발행하면서 1단원의 주식수를 1000주로 하고, B종류주식을 발행하면서 그 1단원의 수를 100주로 하면 B주주가 A주주보다 10배의 의결권을 보유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사이버다인은 2014년 3월 26일 동경증권거래소 마더즈(マザーズ)에 상장했다. 정관 규정에 1단원의 주식 수는 100주를 A보통주로 하였고, B종류주식을 발행하면서 1단원의 주식 수는 10개로 하여 주식을 발행했다.

B종류주식을 비상장으로 하고, 사이버다인사의 창업자인 산카이 교수에게 비상장 B종류주식을 발행했다.

주식상장(IPO)결과 창업자가 보유한 보통주식과 B종류주식의 합계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43%를 차지했다. B종류주식은 보통주식의 의결권보다 10배가 많았으므로 IPO 후 창업자의 의결권수는 약 88%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인도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세계 4위 유니콘기업 보유, 2019년 복수의결권주식 도입

유니콘기업을 많이 보유한 국가 중 세계 4위를 차지하는 인도가 2019년 6월 복수의결권주식(differential voting rights, DVR)을 발행한 기업의 상장을 허용함으로써 세계 1위 유니콘국가로부터 세계 4위 유니콘국가까지 모두 복수의결권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

2019년 6월 인도 증권거래소(SEBI)가 발표한 인도 복수의결권주식제도는 다음과 같다.

2009년 7월에 발표된 증권거래소 상장규정에 의해 금지되었던 복수의결권(superior voting rights)을 가진 기업의 상장은 이제부터 허용될 것이며, 관련 규정을 조속히 개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1주보다 작은 의결권을 가진 차등의결권주식의 발행은 허용되지 않는다.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이 가능한 기업은 기술혁신기업(Tech company)에게만 주어지며, 발행회사는 테크놀로지, 테크놀로지 인포매이션, 지적 재산권, 데이터 분석, 바이오 테크놀로지 또는 나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에 한한다.

복수의결권주식의 주주는 발행회사의 발기인이자 창업자여야 하며, 현재에도 임원(executive position)직을 보유해야 한다.

또한 복수의결권주식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해 결의하여야 하며, 복수의결권주식은 적어도 주식모집설명서(Red Herring Prospectus) 파일링 6개월 이전에 발행해야 한다.

복수의결권주식은 최소 2배부터 최대 10배의 의결권을 가질 수 있고, 이러한 복수의결권주식은 복수의결권주주 사이에서도 양도가 금지되며, 압류, 질권 설정 등이 허용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상장 이후 복수의결권주식 주주의 총의결권은 발행회사의 총의결권의 74%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인도의 복수의결권제도는 강화된 기업지배구조를 갖춰야 하는데, 발행기업 이사회의 최소 50% 이상과 감사위원회를 제외한 이사회 하부위원회 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독립이사(즉,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감사위원회는 모든 위원을 독립이사로 채워야 한다. 상장 이후 차등의결권주식은 특정 안건의 경우에는 보통주와 동일하게 1주1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조세일보 / 염재중 기자 yjj@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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