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과 관련해 16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위원장으로서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타당성을 판단하는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 적격성 논란이 일자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16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오는 28일 개최되는 위원회 현안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사건의 피의자인 최지성씨와 오랜 친구 관계"라며 "최씨가 위원회 회부 신청의 당사가 아니라고 해도, 공동 피의자 중 한 사람으로서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소인(범죄사실)을 구성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인적 관계는 회피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장과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서울고 22회 동창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위원회에 관한 대검찰청의 운영지침에 따라 28일 위원회에 참석해 소정의 절차에 따라 회피 의사를 위원들에게 밝히고 위원장 대리의 선임 등 향후의 진행에 관해 관련 절차를 설명한 다음 위원회 자리를 벗어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 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서는 위원장 회피 사유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09년의 이른바 에버랜드 전원합의체 형사사건에의 관여, 올해 5월 22일 자 매일경제에 게재된 글, 처남의 현재 소속 및 직위 등은 위원회에서 다룰 사건의 내용과 객관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서 회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심의위 운영규정은 사건 관계인과 친분관계나 이해관계가 있어 심의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회피 또는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장도 회피 대상자에 포함된다. 회피 신청을 하면 현안위는 위원 15명의 과반수 찬성으로 허가 여부를 의결한다.

양 위원장의 회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양 위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에 대한 회의 주재를 하지 않게 되고, 현안위에 출석한 위원이 호선을 통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한다. 위원장 직무 대행은 표결이나 질문에 참여할 수 없다.

양 위원장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인 지난 2018년 검찰 수사심의위 위원장에 임명됐다. 최근 이 부회장 사건의 수사심의위 소집 결정이 내려지자 과거 행적과 친인척 논란이 불거지며 위원장에 대한 적격성 비판이 일었다.

양 위원장은 대법관 시절인 2009년 5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으로 기소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또 지난달 매일경제에 삼성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두둔하는 취지의 칼럼을 기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최 전 실장과 고교 동창인 사실이 공개됐고, 처남이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인 것으로 확인돼 공정성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 위원장의 회피 신청과 관계없이 수사심의위는 오는 26일 정상적으로 개최될 전망이다. 수사심의위는 현안위원회 소집 일정을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honglerance@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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