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00조 7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8조 7천억 원 가량 세금이 덜 걷힌 셈이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 3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17조 5천억 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전년대비 17조7천억원 늘어난 56조 6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정부 적자와 국가채무 증가세가 더우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총 37조원대의 2·3차 추경 재원의 상당 부분을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3차 추경 발표 당시 올해 국가채무가 840조 2천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740조 8천억원보다 100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 적자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또한 각각 76조 4천억원, 112조 2천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 56.6조 `적자`…관심은 7월 세법개정안으로
◆ 부족한 세수 메우기 위해서는…“결국에는 증세”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음달 발표될 세법개정안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달 20일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하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도 <재정포럼> 5월호 기고에서 “중장기적으로 효용이 지속되는 공공투자와 같은 지출 확대는 증세와 부채로 나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 종합부동산세율 강화 법안 재추진될까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서 지난해 무산된 종합부동산세율(이하 종부세율) 강화법안이 다시 추진될지 여부는 특히 관심의 대상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실수요자 보호,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등 주택시장 안정화 3대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종부세율 인상안의 입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종부세 인상안 처리를 시도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21대 국회를 기약해야 했다. 당시 기획재정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였던 김정우 전 의원이 발의한 종부세 인상안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 중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을 기존보다 0.1~0.3%p 인상하고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p 높이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에서 300%로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기재위가 구성되는 대로 기재위 간사의 의원 입법 형태로 인상안 처리를 재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선제적으로 종부세율 경감안을 발의해 맞서고 있다. 강남갑의 태영호 의원은 1주택 보유가구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실제 거주하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세표준에서 공제하는 내용을 발의했고, 송파을의 배현진 의원은 주택에 대한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세대 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으로 상향하고, 장기보유자와 60세 이상 고령자의 종부세 공제율을 보다 확대하는 내용을 내놨다.
관리재정수지 56.6조 `적자`…관심은 7월 세법개정안으로
◆ “신탁부동산도 종합부동산세 피할 수 없어”

신탁부동산이 종부세 과세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신탁부동산은 부동산 소유자인 위탁자가 부동산을 유지하고 관리하거나 투자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수탁자에게 신탁한 부동산을 의미한다. 감사원은 최근 공개한 ‘부동산 임대소득 등 세원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가 신탁부동산을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2017~2019년 3년간 1037억원(연평균 346억원)의 종부세를 걷지 못했고, 과세대상자는 7,117명 줄었다”며 “종부세 부담의 형평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기획재정부는 행안부·국세청 등과 협의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5년 4월과 5월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회피를 위해 신탁사에 주택을 위탁하고 합산 주택 수를 줄이는 방법을 봉쇄하기 위해서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한 바 있지만, 2019년 12월까지 추가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7월 세법개정안에 해당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관리재정수지 56.6조 `적자`…관심은 7월 세법개정안으로
◆ “액상형 전자담배·비트코인 등도 안심 못해”

이외에도 액상형 전자담배, 비트코인 등이 세법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권고하면서 인체 유해성 분석 결과를 올해 상반기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세금 인상도 추진 중인데, 내부적으로는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 담배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내·외국인이 가상자산 양도 거래로 얻은 이익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부터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거래소는 거래 내역을 보관해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할 의무가 생기는데, 기획재정부는 금융정보분석원과 함께 가상자산 투자자별 거래내역을 파악해 과세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 거래·채굴·공개(ICO)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수익이 과세 대상에 포함될 전망인데, 비트코인 업계는 양도소득세 또는 기타소득세 형태로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보미기자 bm0626@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