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때 1,3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에 힘입어 내려 앉고 있습니다.

위험 자산 선호가 높아졌다는 의미라 증시에는 희소식인데, 국내 주식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려 해외 주식에 투자했던 원정 개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오늘(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원 내린 1,204.8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로나19가 팬데믹 국면으로 치닫자 달러당 1,280원대까지 올라섰던 지난 3월 고점에 비하면 6% 가까이 떨어진 겁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국내 증시 투자자에겐 호재가 되지만, 해외 직구족, 이른바 원정 개미들에겐 악재입니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수익을 시현해야 하는 만큼 환차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 11조원 수준이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18조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그래도 미국 주식 만한 게 없다며 사들인 영향입니다.

특히 올 들어 환율이 가장 높았던 3월 대비 4월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약 37% 증가하며 월별 증가폭으로는 가장 높았던 만큼,

이 시기에 뛰어든 원정 개미들의 경우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미 증시가 아무리 호황을 보여도 상승 효과를 고스란히 누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경우 1,200원 하향 돌파도 머지 않다고 말합니다.

주요국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이 확산되며 이머징 주가와 통화 가치가 동반 상승 중인데다, 호주 달러까지 강세 폭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원 수출국인 호주 달러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큰 연관이 있어 대표적인 리스크·온(risk on) 통화로 꼽힙니다.

<인터뷰> 박종범 / 유안타증권 골드센터 영업부 부장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동이 재개되며 경기 반등을 기대했던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보다 빠른 경기 반등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모습입니다. 만일 1,200원 선을 지지하지 못한다면 전저점인 1,180원 대까지도 하방을 열어 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하방이 어느 정도 지지될 때까지는 약정된 환율로 거래하는 ETN(상장지수증권)이나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정작 투자를 늘렸던 미국 증시는 상승했지만 원화 강세로 원정 개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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