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민정수석 재임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감찰했던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5일 열린 조 전 장관 재판에서 "감찰 후속조치는 윗선에서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은 고위공직자의 비위와 관련해 첩보를 수집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감찰의 후속조치는 '윗선'에서 결정한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 감찰을 종결한 것은 직무권한 내에서 행한 일이라는 조 전 장관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로 해석된다. 검찰은 청와대 감찰업무의 총 책임자인 조 전 장관이 직권을 이용해 감찰을 무마함으로써 특감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5일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맡았던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데스크 김모씨와 전 특감반원 이모씨를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특감반의 직무 범위와 권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과정 및 경위 등을 쟁점으로 진행됐다. 변호인은 감찰 중단 결정이 민정수석의 정당한 권한 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특감반의 '첩보생산 및 처리과정'은 총 5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특감반원이 첩보수집 보고서를 작성하면 선임반원 격인 '데스크'가 보고서를 보완해 특감반장에게 보고했다. 이어 특감반장이 보고서에 나온 내용의 신빙성을 검증해 올리면 반부패비서관이 재차 검증한 뒤 민정수석에게 보고하고 최종적으로 민정수석이 감찰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였다.

전 특감반 데스크 "감찰종료 후 윗선에서 조치 바뀌는 경우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장관 측이 오전 반대신문 과정에서 2016년 8월~2017년 11월 특감반 '데스크'를 지낸 김씨에게 "감찰 종료 이후에 조치의견을 달아서 보고하면 윗선에서 조치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변호인이 "그렇다면 감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후 어떤 조치를 할지는 윗선에서 결정한다는 의미냐"고 물었다. 김씨는 "(조치 사항을) 해당 부처의 감사관실로 보내는 게 낫다는 의견을 넣었는데 실제로 감사원에 보내는 경우가 있었고, 보내는 곳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변호인이 "그럼 감찰 사항을 어떻게 조치할지는 윗선이 결정한다는 것이 아니냐"고 재차 캐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감찰 후속 조치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윗선'의 결정권에 속하고, 조치 결과가 특감반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특히 조 전 장관 측은 증인신문을 통해 '감찰', '첩보' 등 용어의 의미를 여러 차례 확인하며 특감반 업무 범위는 사실관계 확인과 첩보 수집 활동에 한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는 특감반 본연의 업무가 아닌 민정수석의 권한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을 이어갔다.

조 전 장관 측 김칠준 변호사는 김씨에게 "특감반 업무 중 '첩보 생산'은 수집한 것을 보고하거나 수집하는 것 외에 별개의 행위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고하는 것을 생산했다고 표현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씨가 "그렇다"고 말하자 김 변호사는 "사실관계 확인 외에 별개의 감찰 행위가 있는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김씨는 "그 외에는 특별히 없다"고 진술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오후 직접 유 전 부시장의 감찰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특감반원 이모씨에게도 비슷한 취지로 물었다. 김 변호사가 "첩보 내용에 대해 끝까지 감찰하는 경우도 있고, 전혀 하지 않고 넘기는 경우도 있고, 이러한 부분은 특검반 업무에 전부 속한다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조국 "특감반 수사 강제권 없어…민정수석이 개시·종결 결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서울중앙지법에서 5일 진행된 2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감찰의 개시 및 종결은 민정수석의 권한이며, 특감반은 강제권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조 전 장관 또한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의 개시·종결은 민정수석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대통령 비서실 소속 특감반은 경찰도 검찰도 아니기 때문에 강제수사에 관한 권한이 없다"며 "특감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수사기관이 확인 가능한 비위 혐의는 애초부터 중대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특감반원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불응해 의미 있는 감찰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이에 당시 확인된 비위 혐의와 복수의 조치 의견을 보고받아 결정했다. 민정비서관과 반부패비서관은 각자의 역할을 다했다"고 말했다.

특감반이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찰 업무를 수행했지만 감찰의 개시와 종결, 후속조치는 '윗선'의 권한이라는 점을 피력한 셈이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달 첫 공판에서도 "수사관 출신의 특별감찰반원들이 막강한 권력기관이라고 오인해 수사를 더 할 수 있는데 중단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특감반은 강제권이 없다"며 특감반에 결정권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특감반원 이씨는 "감찰 중단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특감반 내부에서 이러한 인식을 모두 공유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특감반 입장에서도 (감찰을) 개시했으니 의혹 부분을 확인해 마무리하는 것이 맞는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진술했다. '유재수 사건'은 특감반이 첩보를 생산해 직접 감찰한 첫 사건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감찰 중단' 지시를 받은 경위와 관련해서 "이인걸 전 특감반장으로부터 정확하게 '중단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보고서를 확인하라고만 했다"며 "(유 전 부시장의) 사표가 수리돼 마무리한다고 해서 '더는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재판에서는 특감반 데스크 김씨의 "유 전 부시장이 '백이 좋은 사람'이고 사표를 낸 이후 영전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희한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다"는 검찰 진술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시절 유 전 부시장의 향응 접대와 뇌물 수수 등 비위 의혹을 보고받고도 특감반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조 전 장관의 다음 공판은 19일 오전 10시 열린다.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honglerance@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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