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코로나19 확산세 주시 속 약보합

오늘 뉴욕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전날 미국 선물 시장부터 큰 폭으로 오르면서 좋은 흐름이 개장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었는데요. 3대 지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장중 뉴욕시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전날 급등한 탓에 차익 실현 매물이 함께 쏟아지면서 장 막판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약보합권에 거래 마감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36만명, 사망자도 1만 명을 넘기면서 수치 상으로는 여전히 암울한 상태인데요. 이렇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것은 맞지만, 집중 발병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많이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면서 코로나19의 확산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가장 많은 경제활동 인구가 있는 뉴욕시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현재 10개의 치료제가 활발하게 임상시험 중에 있고, 또 다른 15개의 치료제도 시험을 준비 중이다. 긴 터널 끝에 밝은 빛이 보이고 있다"면서 낙관적인 발언으로 투심을 끌어올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며, 몇 주 안에 경제 봉쇄 조치가 해제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런 기대감으로 여행과 항공 등 봉쇄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던 종목들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수와 마찬가지로 막판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여기에 유럽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유럽연합이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회원국들을 위한 `경제 구제 계획`이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한편 오늘 미국의 3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부진했지만, 이미 충분히 예상된 결과였기 때문에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추가 현금지급 검토…4차 부양 나오나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악화되자, 미국이 4차 부양책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3차 부양책으로 소규모 영엽장에 대한 대출이 시작되자마자 신청자가 쏟아지면서 벌써부터 자금 부족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현금 지급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성인 1명당 1,200달러, 어린이 1명당 500달러씩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된 3차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서, 추가로 재정을 또 투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할 수 있다면 더 할 것"이라며 추가 부양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추가 부양책에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조 달러 이상의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구요.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의회가 추가 자금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자금 조달을 위해 `장기 채권`, 이른바 `코로나 본드`의 발행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가 부양책 논의는 2조 2,000억 달러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책으로도 현재의 경제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데요. 실제 이날부터 3,500억 달러 규모로 마련된 `소규모 영업장` 대출 지원은 신청자가 몰리면서 대혼란이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17만 8,000건, 금액으로는 329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신청을 접수했고, 웰스파고는 신청금액이 하루 만에 대출 지원 할당액인 100억 달러에 도달했습니다. 특히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중소기업부의 대출보증 시스템이 다운돼 대출 승인이 지연되는 등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는데요. 확실히 추가 부양책이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 맞는 것 같습니다.

커들로 "4∼8주 안에 경제활동 재개 희망"

간밤에 커들로 위원장은 미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서, 앞으로 4∼8주 안에 미국 경제가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활동 정상화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의 구호와 지원에 대해 만약 수요가 많다면, 행정부가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되면 경제활동을 어떻게 재개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싶어하고 있고 우리는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하면서, "코로나19의 확산 여부가 일정표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가 경제활동 재개로부터 채 몇 주가 남지 않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12일 부활절까지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고 싶다는 뜻을 계속해서 언급해왔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기간을 더 연장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연방정부 지침의 적용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한 바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보건 전문가들이 승인할 경우 경제 활동을 곧바로 가동할 것이라고도 밝혔는데요. 현재 코로나19 확산이 한 풀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커지는 모습입니다.

박찬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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