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주가 급락 속 그룹 오너가가 자사주 대량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끕니다. 주주들에게 주가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주가가 쌀 때 지배력 확대를 노리는 측면도 있습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9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약 810억원을 들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각각 2.62%, 0.32%로 늘었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되는 이 두 기업 지분율이 취약한 것이 경영권 승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란 분석이 있어왔습니다.

증권업계에선 "지배구조를 위한 포석을 놓는 지분 매입"이라는 분석과 함께 "그간 계열사 지분 거래를 통해서만 확보한 약 4천억원의 현금을 가지고 향후 주가 재조정이 찾아오더라도 추가 매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이번 폭락장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습니다.

다만 각각 한국금융그룹과 롯데그룹은 이미 지주사 체제를 갖춘 상황으로 지배력 강화보다는 주주안정에 무게를 둔 조치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

"워낙 주가가 너무 많이 빠졌고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해서 단기적으로 급락했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오너의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너가의 자사주 매입과 맞물려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코로나 사태 대처를 위한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가시화하며 국내 증시 전반을 밀어올린 영향도 있었지만 향후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이슈를 기대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오너의 지분매입 시기가 곧 주가 바닥이라고 받아들일 순 없다는 신중론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타격 얼마나 심각한 지, 얼마나 오래갈 지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증시 변동성 축소가 선행돼야 기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유주안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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