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교회에서 재직하다 은퇴한 목사가 받은 '퇴직 선교비'는 사례금에 해당돼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교회에서 수십 년간 재직하다 은퇴한 목사가 지급받은 선교비는 인적 용역비가 아닌 '사례금'에 해당하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A목사가 제기한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 "A 목사가 받은 지급금은 교회의 유지·발전에 대한 포상적 의미를 가졌기 때문에 사례금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A목사는 1981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B교회에 재직하다가 이후 원로목사로 추대됐다.

B교회는 2011년 12월 당회를 열고 교회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A목사에게 퇴직 선교비 명목으로 1차 지급금 약 5억6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듬해에도 같은 이유로 6억4000만원을 2차로 지급했다.

과세당국은 B교회가 A목사에게 지급한 12억원의 퇴직 선교비를 '인적용역의 대가'에 해당하는 기타소득으로 보고 A목사에게 종합소득세 1억1146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A목사는 국세청에 심사청구를 했지만 일부만 받아들여져 9770만원의 소득세를 부과받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목사는 "두 번에 걸쳐 받은 지급금은 인적용역을 일시적으로 제공하고 받은 대가가 아니다"며 "종교인들도 퇴직 사례금을 지급받고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만 과세가 이뤄진 것은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A목사는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종교인 과세가 자신에게 소급적용돼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세청 측은 "A목사가 받은 돈은 31년간 목회 활동을 하고 지급받은 대가"라면서 '인적용역'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세청 측은 "2011년 12월에 1차로 지급금이 지급되긴 했으나, 최종지급 여부가 2012년 7월에 확정됐으므로 수입시기는 2011년이 아닌 2012년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급금은 A목사가 장기간 교회에 재직하면서 교회의 유지·발전에 공헌한 데에 따른 포괄적 보상의 의미로 지급된 것이고, 금액도 거액에 달해 일시적 용역의 대가로 보기도 어렵다"며 A목사의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1차 지급금의 귀속연도는 구 소득세법에 따라 지급받은 날이 속한 2011년으로 봐야 한다"며 "1차 지급금 부분에 대한 과세는 위법하고, 2차 지급금에 대한 과세 역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정당한 세액을 산출할 수 없어 과세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재판부는 "퇴직 선교비는 전체적으로 용역에 대한 대가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구 소득세법에서 규정하는 인적용역의 대가가 아니므로 사례금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A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honglerance@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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