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6년 만에 물러난다…"민영화 후 첫 연임 완주"
황창규 KT 회장이 6년여 간의 임기를 마치고 23일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실상 물러난다.

오는 30일 열리는 정식 주주총회까지가 공식 임기지만, 사실상 이날로 구현모 사장에서 KT 수장 자리를 넘긴다.

별도 공식 행사 없이 주요 임원진과 오찬을 하는 것으로 이임식을 대신한다.

채용을 둘러싼 의혹 등 잡음이 있었지만 민영화 이후 KT 회장 가운데 6년 연임 임기를 모두 채운 것은 황 회장이 처음이다.

전임 이석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1년 만에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CEO직에서 물러났다.

업계에서 황 회장은 5G 통신과 인공지능 서비스를 상용화 단계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5G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2019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5G 상용화를 언급하면서 `Mr. 5G`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비용 절감과 미디어 및 콘텐츠 등의 수익성을 개선해 KT를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시키는 성과도 있었다는 평가다.

황 회장 재임시절 KT는 AI 사업을 확대하고 통신사를 넘어 AI 기술을 선도하는 `AI 컴퍼니`가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2014년 취임 이후 8.300명 가량의 구조조정을 이끈 점과 `아현 국사 화재`가 발생한 것은 흠결로 꼽힌다.

황 회장은 사상 최대 명예퇴직을 단행하고 56개 계열사를 50개로 줄이는 등 계열사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KT 전현직 임원들이 국회의원 90명에게 KT 법인 자금으로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했고, 황 회장이 이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황 회장은 2018년 KT 민영화 이후 KT CEO로는 처음으로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8년에 발생한 KT 아현국사 통신화재 역시 뼈아픈 경험으로 남았다.

당시 KT는 영업 피해를 본 소상공인 1만3,500명과 피해고객 110만명 등에 피해 금액을 보전해야 했다.

황 회장의 퇴임 후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진행한 특별 강연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며 특히 "정보통신기술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편 KT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구현모 사장을 CEO로 선임한다. 구 사장은 KT에 입사해 지금까지 KT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며 경력을 키워온 `KT맨`이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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