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폭락을 시작하기 직전에 보유 주식을 팔아치워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0일 전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주식 매각 직전 미 정부로부터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 정보를 받아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과 CNBC 방송, 의회전문 매체 더힐,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프로퍼블리카 등에 따르면 논란이 된 의원은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과 같은 당 소속의 켈리 뢰플러(조지아주)·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상원의원, 민주당 소속의 다이앤 페인스타인(캘리포니아) 상원의원 등이다.
미 상원의원, 코로나19 따른 폭락장 직전 주식매도 논란…`이미 알고 있었다`?

버 의원과 부인은 미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미끄러지기 시작하기 약 한 주 전인 지난달 13일 하루 동안 33차례에 걸쳐 50만달러 이상의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전체 매각 규모는 60만 달러에서 170만 달러(약 2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뢰플러 의원과 남편인 제프리 스프레처는 지난 1월 말부터 2월 중반까지 125만달러에서 31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스프레처는 뉴욕거래소(NYSE)를 보유한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의 최고경영자(CEO)다.

뢰플러 의원이 주식 매각을 시작한 1월 24일은 그가 소속된 상원 위원회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회의를 개최했던 날이다.

인호프 의원은 1월 27일 최소 18만달러어치, 2월 20일 최소 5만달러어치의 주식을 각각 매도했다. 페인스타인 의원은 1월 31일 최소 50만달러어치, 2월 18일 최소 1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CNBC는 버 의원과 뢰플러 의원은 적어도 1월부터 연방정부 관리들의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 정보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다만 두 의원이 제공받은 정보가 내부자거래에 해당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미공개` 정보였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CNBC는 그러나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자리 상실로 내몰리는 가운데 공직자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사전에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힐도 이 같은 주식 매도는 의원들이 비공개 정보에 기초해 금융거래를 금지하도록 한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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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버 의원은 이미 학교 폐쇄, 회사 출장 단축 등 바이러스 사태가 불러올 심각한 사태를 예측하고 있었다고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PR)가 19일 주장했다.

버 의원은 주식을 내다 판 지 2주후인 지난달 27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부유한 후원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역사상 어떤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할 것"이라며 "아마도 1918년 수천만 명이 숨진 스페인 독감 사태와 버금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버 의원이 이전에 공개적으로 한 발언보다 훨씬 심각했는데,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낮춰 말하고 있던 때라고 AP는 지적했다.

앞서 버 의원은 지난달 7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는 "미국 정부는 준비 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며 국민을 안심시켰는데 며칠 만에 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주식거래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발언할 때 이미 미국민은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며 "유권자들과 나눈 얘기는 보건 당국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유의하라고 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의적이고 무책임하게 내 발언을 곡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의원들은 비공개 정보 이용 가능성을 모두 부인했다.

버 의원은 방송 보도 등을 보고 주식 매도 결정을 했다면서 상원 윤리위원회에 자신의 주식 매도와 관련한 조사를 요청했다.

뢰플러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공격"이라면서 투자 결정(주식 매각)은 자신이나 배우자의 인지나 관여 없이 다수의 제3자 어드바이저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인호프 의원도 대변인을 통해 자신은 이번 매도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인지하지도 못했다면서 이미 2018년 12월부터 자신의 금융 어드바이저들에 보유주식 매각을 지시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페인스타인 의원도 자신의 자산을 모두 백지위임을 한 상태이며, 이번 주식매도에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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