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가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경 폐쇄나 전면 출입국 제한 등 초강수를 둔 조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을 제한해 사태를 조기 종결한다는 의도인데, 이들 지역에 배치된 우리 주력 산업 군의 생산과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전 세계가 이동을 멈추고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인터뷰> 테드로스 아다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염의 사슬을 끊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한편, 외부로부터 격리해야 합니다.”

유럽으로 확산세가 거세지자 상대적으로 의료 수준이 낮은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국경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동로 차단의 불똥은 국내 배터리 업계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현재, LG화학은 폴란드에,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마련했는데, 배터리를 납품할 주요 완성차 업체는 서유럽에 모여 있어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의 경우처럼 유럽 역시 내수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 전기차 판매가 감소할 수 있고, 연관 산업인 배터리 역시 공급이 축소될 수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럽 경기가 침체하고 수요가 감소하면 배터리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도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자동차가 다른 소비재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드와 GM 등 미국 완성차 업계와 미 자동차 노조는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부 생산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만큼 공장 잠정 폐쇄와 자가격리 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아 쏘렌토와 텔루라이드, 현대 쏘나타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도 미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축소 운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길도 좁아지면서 럭셔리 SUV인 GV80과 G80 풀 체인지 모델로 입지를 굳히려던 현대차그룹의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태규 / 한경연 연구위원, 경제학박사

"이동성의 제한은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고 전체적인 소비 위축은 개개인의 소득 감소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주축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나 핸드폰과 같은 가격이 비싼 내구재들에 대한 소비를 당연히 줄이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 주력 산업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을 보이는 중국과의 교역이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점은 그나마 고무적이란 분석입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매출 비중이 40%~50%에 달하는 삼성과 LG전자의 경우 주로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미주와 유럽 지역으로 완성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 체인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 주력 산업은 점점 사면초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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