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전세계 부양책 도입 기대감에 폭등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뉴욕증시는 전 세계 각국이 부양책을 속속들이 도입한 데 힘 입어, 3대 지수 모두 일제히 9% 넘게 급등하면서 목요일의 폭락을 대거 만회했는데요. 다우지수 기준 12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부양책 시행을 주시했습니다.

다우지수는 목요일에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는데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성명을 통해 단기 자금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다고 밝혔고, 민주당과 백악관에서도 부양책 법안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호재성 발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투심이 안정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밖에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이 50bp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이달에만 두 번이나 금리를 인하했고, 중국 인민은행과 일본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를 약속했습니다. 여기에 연준도 증시 회복을 위해 330억 달러 어치의 국채를 매입했습니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급등세로 출발했는데요. 오후로 넘어가면서 경계심이 다시 고개를 들자 살짝 상승폭을 줄이나 싶더니 다시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그러다가 현지시각 오후 3시경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막판에 추가 급등하면서 마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CNBC는 비상사태가 선포된다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더 많은 예산과 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소식이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습니다. 2월 수입물가와 3월 소비자태도지수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그리고 국제유가 폭락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는데요. 지난주 금요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비축류를 대량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5% 넘게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전날 폭락 이후 크게 반등해 줬지만, 여전히 이번 주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코로나19에 국가 비상사태 선포

금요일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선별진료소와 유사한 방식이죠. 자동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 어떠한 자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주 정부가 500억 달러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의사와 병원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유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연방 규제와 법에 면제를 받도록 하는 비상 권한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병원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료할 수 있다"면서 모든 병원에 비상 대응계획을 작동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그러면서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코로나19의 핵심 지역으로 선정된 곳에 `드라이브 스루` 검사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 연방이 소유한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고 유가 폭락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에너지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서 전략비축유를 구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미국이 잠잠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미국에서도 대규모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이번에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연방 재난관리처는 400억 달러가 넘는 재난기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동안 보건 위협으로 인해 비상사태가 선포된 적은 몇 차례 있었는데요. 하지만 질병에 의한 것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0년에 뉴저지와 뉴욕에서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선포한 것 정도만 있을 뿐, 실제로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왜 이렇게 요동치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주 뉴욕증시…코로나19 우려 속 변동성↑

이번 주 뉴욕증시는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부양책을 지켜보는 가운데, 코로나19 우려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양적완화 정책의 도입과 같은 공격적 조치를 내놓을지에 대해 온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더 확산할지, 동시에 얼마나 많은 경제활동을 제약할지도 핵심 변수가 될 텐데요. 여기에 유가 흐름도 여전히 증시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와 휴교, 대규모 집회 금지, 그리고 스포츠 경기마저 중단되는 등 충격파가 경제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중입니다. 주말 동안 미국은 영국과 아일랜드를 입국 금지 대상에 추가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경제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기대감으로 금요일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구요.

그런 만큼 뉴욕증시는 이번 주에도 코로나19 확산 소식과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부양책 시행 여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은 이달 초에 금리를 50bp 깜짝 인하했고, 지난주에도 거의 매일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회의에서 또 한 번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을 지가 이번 주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현 1~1.25%인 금리를 제로 금리 수준으로 단번에 100bp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펴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같은 대형 은행들이 일제히 이런 전망을 내놨는데요. 이와 함께 연준이 양적완화를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각국의 재정 부양책도 지켜봐야 할 텐데요.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이번 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결정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각국의 부양책들 체크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찬휘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