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선포` 트럼프…미국 대선 일정도 멈췄다
전 세계적인 유행 단계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대선판을 일거에 집어삼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경쟁할 후보들의 선거 캠페인도 중단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현지시간 13일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미 대선의 지형을 이같이 진단했다.

더힐은 이번 주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탄탄한 경제에 힘입어 재선 전투에서 탄력을 받는 듯 보였으나 어지러운 며칠이 지난 뒤 나라 전체가 수십 년 만에 최대의 보건 위기에 직면했고 주식시장은 비틀거리고 있으며 미래가 불길해 보이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공화당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혹독한 시험대에 섰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더힐은 전했다.

더힐은 이런 위기가 민주당 내에서 다시 `대세론 날개`를 단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입장에서는 현직 대통령 대비 유리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향후 몇 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공화당 내부의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26일 코로나19 관련 첫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줄곧 평가절하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대국민 연설을 한 지 이틀 만에 급기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 언론은 국가비상사태 선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서의 상징적인 전환점이라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이날 `코로나바이러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삼켜버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갑작스레 경로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재선캠프 참모들이 대선 관련 여론조사 수치를 잔뜩 준비한 채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오로지 코로나19에 있었다는 뒷얘기를 전했다.

캠프 인사들이 대선과 관련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발 여행이 어쩌다 이런 `엉망진창`이 됐는지와 봉쇄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방으로 불러들였다고 한다.

동시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호프 힉스 보좌관에 대해서는 `할 일` 목록을 작성하라며 밖으로 내보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 일화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얼마나 선거를 뒤흔들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실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세에서부터 기부금 모금 행사, 광고 등에 이르기까지 선거 캠페인의 모든 요소가 조정되거나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야 모두 유권자들에게 온라인으로 다가가는 방식을 찾아내는데 골몰하는 등 선거운동 방식 자체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자들과의 직·간접적 접촉으로 인해 코로나19 노출 우려까지 제기되며 검사까지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들 3인 모두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70대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대규모 집회를 비롯한 유권자들과의 스킨십 자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 문제가 주요 대선 이슈가 되면서 주자 간에 코로나19 대응 등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치 전선도 형성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한 `맞불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맹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신종플루 대응이 역대 최악이었다면서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을 역공해 갈수록 장외충돌이 격화될 전망이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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