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다 털어도 마스크 5개`…중남미도 코로나 본격 확산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 대부분의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는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경제·사회적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현지시간 13일 중남미 20여개국(유럽령 지역 제외)에서 모두 350명이 넘는 환자가 보고됐다.

베네수엘라에선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을 방문한 41세 여성과 스페인에 다녀온 52세 남성이 첫 환자가 됐다.

우루과이에선 4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왔다. 4명 모두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다가 이달 초 귀국했다.

과테말라에서도 이탈리아 북부에 다녀온 20대 남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진단을 받았다.

수리남과 카리브해 세인트루시아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나오지 않은 나라는 카리브해 소규모 섬나라를 제외하고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아이티 등으로 손에 꼽을 수 있게 됐다.

확산세가 가장 빠른 브라질은 환자가 98명으로 100명에 육박했고, 칠레(43명), 페루(38명), 아르헨티나(34명), 파나마(27명), 코스타리카(26명) 등에서도 계속 환자가 늘어났다.

멕시코(18명)에선 이날 하이메 루이스 사크리스탄 증권거래소장이 확진을 받기도 했다.

사망자도 늘어났다.

지난 7일 중남미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던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에 다녀온 61세 남성이 추가로 사망했다.

중남미 코로나19 사망자는 파나마와 가이아나 1명씩을 포함해 5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중남미 국가들은 대응 수준을 강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오는 16일부터 공립과 사립 각급 학교의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했다.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사회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의약품이나 의료장비는 물론 물과 전기, 비누조차 부족해 코로나19 대처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반정부 성향 언론인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이날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안 그래도 비싼 마스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 시민은 "지난주만 해도 7천 볼리바르였던 마스크가 오늘은 같은 장소에서 8만 볼리바르에 팔리고 있었다"고 엘나시오날에 전했다.

베네수엘라 최저임금은 월 45만 볼리바르로, 월급을 다 털면 마스크 5개를 살 수 있는 것이다.

50개들이 한 상자는 350만 달러로, 8개월 치 월급이다.

경제난 속에 베네수엘라 국민의 탈출도 이어지고 있어서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이웃 국가들은 이민자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도 우려하고 있다.

하루 만에 확진자가 14명에서 27명으로 두 배 불어난 파나마는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음 주 개막 예정이던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영화제가 미뤄지는 등 중남미 전역에서 각종 행사의 취소와 연기도 잇따랐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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