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고 中 리원량 동료 의사도 숨져...의료진 13명 사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초기에 경고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동료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등 중국에서 의료진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리원량이 근무했던 우한중심(武漢中心)병원 안과 부주임 메이중밍(梅仲明·57)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이 병에 감염돼 전날 사망했다.

리원량 역시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일했으며, 메이중밍은 리원량의 직속 상사이기도 하다.

메이중밍은 1986년 중산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줄곧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근무해 왔으며, 이 병원 안과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보살펴 명성이 높았다고 한다.

그의 사망에 따라 우한중심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의사는 벌써 3명으로 늘었다.

메이중밍이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갑상선유선과 주임 장쉐칭(江學慶·55)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는 이 병에 걸린 의료진의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우한시 셰허장난(協和江南)병원 호흡기내과 의사 펑인화(彭銀華·29)가 진인탄(金銀潭)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당초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에 결혼할 예정이었던 그는 코로나19가 퍼지자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으면 결혼식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했고, 예비 신부의 양해 속에 방역 최전선에 나섰다가 숨졌다.

역시 29세 의사인 샤쓰쓰(夏思思)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달 2살짜리 아들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전역에서 지금까지 의사와 간호사 1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으며, 감염된 의료진은 3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잇따른 의료진의 사망에는 의료진 보호에 소홀했던 병원 당국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한중앙병원은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수산시장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지난해 12월 중순 코로나19 환자를 처음으로 맞이한 병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병원 당국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커녕 신종 감염병 확산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리원량도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우한중심병원의 한 응급실 의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늘어난 후에야 의료진은 N95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했다고 한다.

그 결과 1월 10일 우한중심병원 의료진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가 나왔으며, 이후 이 병원 응급실에서만 30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우한중심병원 전체 직원은 200여 명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이안 립킨 교수는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와 긴밀하게 접촉하는 데다 장시간 근무와 피로 누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호 장비를 착용하더라도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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