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발 쇼크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공격하면서 안전자산이라 불리던 달러마저도 추락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경기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고개를 든 건데요.

취재기자와 앞으로 환율 전망, 그리고 증시에 미칠 영향까지 짚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먼저 최근 환율 움직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어제(2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0원 급락한 1,193.7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016년 6월7일(20.90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보통 위험자산 회피가 나타나면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는 상승하지만, 코로나19의 미국내 전파 우려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긴급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어제 긴급 담화를 통해 "풍부한 자금 공급과 금융시장 안정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달러 약세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일본은행 총재가 예정에 없는 담화를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던데요.

코로나19가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달 FOMC에서 한번에 0.25%포인트씩 내리는 일반적인 금리 인하를 뛰어넘는 0.5%포인트의 과감한 인하, 이른바 `더블샷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는 크게 반등했고,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닛케이지수의 경우 지난달 28일까지 일주일간 10% 가까이 급락했지만 구로다 총재 담화 직후부터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당 원화값은 1,2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대구·경북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던 시점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앵커>

그것 참 반가운 소식이네요. 그러면 이제 우리 증시에도 볕이 드는 겁니까?

<기자>

국내 증시에서 환율 하락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달러를 원으로 바꿔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수록 환차익으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부터 코스피에서만 5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느냐가 관건이겠죠.

그런데 여기서 살펴볼 통계가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이후 외국인 매매 패턴을 살펴보면 달러당 1,160~1,200원일 때는 주간 2천억원 이상 매도하던 외국인이 1,200~1,240원 구간에는 74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통계로만 보면 오히려 1,200원을 넘는 것이 낫다는 거죠.

우리 증시의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환율이 급등하면 지수는 내리고, 환율이 하락하면 지수는 반등하는 역동조화 패턴이 늘 맞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어째서죠? 환율이 오르면 우리 주식을 갖고 있는 외국인이 환차손을 입는 거 아닌가요?

<기자>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한 뒤 한국 주식을 매매하기 때문에 달러기준으로 지수 수준을 파악해야 합니다.

`iShares MSCI Korea ETF`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 가격을 보여주는 미국계 자금의 운용지표 중 하난데요.

이걸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보입니다. 지난 2018년과 작년 코스피 저점, 그리고 어제 종가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2018년 저점이 10월30일에 1,985.95, 작년은 8월7일에 1,909.71을 각각 기록했고요. 어제 코스피는 2,002.51로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는 2018년 저점이 제일 높고, 작년 저점과 어제 종가 차이에 비해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이게 다 달러 가치 때문입니다. 코스피 지수가 반등했지만 달러 환산 코스피로는 2년 전 저점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특히 작년 저점에선 달러당 환율이 1,200원을 넘었는데, 시장에서는 환율이 1,200원을 넘었을 때 외국인 손해 폭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 주식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환율이 너무 떨어져도 문제고, 너무 올라도 문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적정한 환율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환율은 장기적으로 평균에 수렴하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내수 위축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폭 확대 가능성이 아직 존재합니다.

따라서 달러당 1,190원 아래로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고, 오르더라도 1,250원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돌아올 여지도 분명 남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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