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경 막았지만…쿠웨이트·이라크, 코로나19 확산 가속

중동 각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유입을 막기 위해 `진원`으로 지목되는 이란과 왕래를 일찌감치 끊었지만 감염자 증가를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오후 이란에서 처음으로 확진자 2명과 사망자 2명이 동시에 발생하자 국경을 맞댄 쿠웨이트와 이라크는 이튿날인 20일 이란과 통하는 육상 국경을 막고 국영 항공사의 이란 노선을 중단했다.

상당히 신속한 조처였지만 두 나라에서는 24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라크의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종교도시 나자프에서 신학을 배우는 이란인 유학생이었고, 쿠웨이트는 이란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자국민과 사우디아라비아인이었다.

이후 이들 국가의 확진자는 빠르게 늘어나 2일 현재 이라크는 21명, 쿠웨이트는 56명이 됐다.

추가 확진자 대부분이 이란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자국민이며, 이라크에서는 이란 방문 이력이 있는 확진자에게 2차로 감염된 사례도 발생했다.

신속히 국경과 항공편을 차단해 이란인의 입국은 최소화했지만 이란을 방문했던 자국민의 감염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없었던 셈이다.

이란과 국교가 단절돼 이란인이 사실상 입국할 수 없는 바레인도 감염자가 많아지고 있다.

바레인 역시 지난달 24일 처음 확진자가 나온 뒤 일주일이 지난 2일 현재 47명이 됐다. 이들 전부가 이란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바레인, 사우디 국적이다.

이란과 단교로 이란인은 바레인에 입국하기 어렵지만 이란은 걸프 지역의 시아파 무슬림을 위해 성지순례용 방문 비자를 발급한다.

바레인은 걸프 지역의 다른 수니파 국가와 달리 국민의 70% 정도가 시아파다.

단교로 이란행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이들 시아파 무슬림은 주로 아랍에미리트(UAE) 공항을 거쳐 이란을 왕래한다.

바레인 내무부는 지난달 29일 낸 성명에서 같은달 1일부터 이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한 19일까지 이란을 방문한 입국자가 2천292명으로, 이들 중 310명만 보건 당국에 전화를 걸어 검사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1천982명은 현재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신병을 확보해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게 하고 이를 거부하면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레인은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기득권인 수니파 왕정과 정치적으로 불화를 빚는 터라 코로나19 확산이 바레인의 상존하는 불안 요소인 종파간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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