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0일이죠.

영화 기생충이 아케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생충의 제작사와 배급사의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그런데 주가가 실제 실적에 상관없이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신 기자, 기생충 테마주 최근 주가 흐름부터 알아보죠.

<기자>

먼저 기생충의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는 어제(13일)까지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늘도 급등세입니다.

자회사인 바른손도 마찬가지로 오늘도 급등세이고, 배급사인 CJ ENM는 최근 4일 간 13.5% 올랐습니다.

투자사에게도 수상의 온기는 전해졌습니다.

기생충 제작비 10%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큐캐피탈도 어제(13일) 상한가를 찍었고, 오늘 역시 10% 이상 오르고 있습니다.

이어 큐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지엔코도 최근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여기에 기생충에 투자한 블러썸픽쳐스의 100% 자회사 블러썸엠앤씨와 컴퍼니케이 등도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최근 이렇게 주가가 급등한 건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향후 해외 개봉에 따른 투자 및 배급사의 수익 기대감이 커져서잖아요.

그렇다면 기생충의 해외 판매 수익 구조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취재를 종합하면, CJ ENM을 포함한 투자배급사는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기생충 상영에서 발생한 순이익의 60%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J ENM이 메인배급사로서 해외 배급사와 기생충 판권 계약을 맺는데요.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투자 지분별로 배분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나머지 40%는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쟁점은 해외에서 발생한 기생충 상영 이익이 온전히 CJ ENM과 바른손이앤에이에 돌아가느냐인데요.

CJ ENM에 따르면, CJ ENM은 영화 판권 계약과 관련, 크게 두 가지 계약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나라별, 각국 배급사별로 다양한데요.

먼저 판권을 미리 정해진 계약금액으로 배급사에 판매하는 형식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영화 수익이 발생하면 그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가 있습니다.

CJ ENM 측은 "기생충의 경우 대부분 해외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배분하는 계약 형태로 이뤄졌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도 마찬가지인데요.

이와 관련, 바른손이앤에이는 지난 2018년 3월 공시에서 CJ ENM과 맺은 기생충 공급 계약 조건에 대해 명시했습니다.

당시 공시에 따르면, 바른손이앤에이는 "향후 기생충 상영 등에 따른 순이익 발생시 순이익의 40%를 바른손이앤에이가 추가로 배분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종합하면 수익이 발생하면 발생할수록 제작사와 배급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테마주의 주가 급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업계는 최근 기생충 테마주의 급등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내다봅니다.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는 건데요.

단순히 기대감에 근거해 주가가 오른 만큼, 여느 테마주처럼 변동폭이 클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업계의 설명과 달리 증권가에서 그런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증권업계는 기생충의 배급사인 CJ ENM이 해외현지 배급사와 선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기생충이 해외에서 흥행을 하더라도 돌아오는 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국내에서는 관객 수가 늘어날수록 배급사와 제작사의 수익이 늘어나는 데 반해 해외에서는 미리 약정한 금액에 판권을 판매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영화는 아직 해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대부분의 판권 판매가 선계약 형태로 진행된다고 증권가에서는 봅니다.

NH투자증권에선 "기생충의 해외 수출이 2019년 3분기부터 지속돼 온 만큼, 기생충 관련 업사이드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기생충이 미국에서 3천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상영이 되고 있지만 이미 아카데미상 수상 이전에 계약이 맺어진 만큼 수익이 발생해도 현지 배급사가 수익을 주로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또 증권업계는 앞서 CJ ENM에서 말한 수익 배분 계약과 관련해선 "아카데미 상 수상 이후 이뤄진 계약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향후 기생충 관련 해외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위해서는 선계약 형태가 아닌 인센티브 발생 시 수익 배분 방식의 계약이 많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직까지는 기생충이 이들 관련주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지난 7일 지난해 184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기생충이 국내에서 흥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발생한 것인데요.

이는 바른손이앤에이가 하고 있는 게임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CJ ENM은 지난해 전 사업 부문 흑자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미디어와 영화 부문에서 단기간 반등 요소가 부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엔코도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늘긴 했으나 아직 적자 상태입니다.

여기에 블러썸엠앤씨의 경우에는 지난해 12월 `공시번복`의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기생충 열풍, 관련주 빛 좋은 개살구될라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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