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해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팔라듐’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시장은 0.25% 소폭 상승한 2,295 달러대인데요. 논리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팔라듐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리스크를 갖는 주식이나 원유처럼 하락세를 이어갔어야 했겠죠. 하지만 시장이란게 늘 논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현물 기준으로 4일 연속 약 9% 손실을 보고, 수요일 다시 상승세를 되찾습니다.

팔라듐은 2019년에 현물이 48%, 선물이 55% 상승하면서. 다른 주요 원자재 상품들을 모두 앞질렀습니다. 그리고 2020년이 시작된지 채 4주도 지나지 않은 지금도 귀금속 시장의 가장 큰 경쟁자인 금보다 4배 넘는 수익을 올렸고, 현재 팔라듐 현물의 월간 상승폭은 20%, 선물은 16%에 달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7일 팔라듐이 하락세를 보이기 전 온스당 3,500 달러를 기록할거란 예상을 내놓았는데, 이는 작년 종가에 비해 85% 높은 수준이며, 현재가에 비해 5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2009년부터 기록한 경이로운 상승폭 1,50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팔라듐 가격을 지금 수준까지 밀어올린 가격 상승 압박에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와 러시아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시달리고 있고, 현실적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팔라듐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로 쓰이는 백금을 대체재로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오히려 생산 공장의 설비를 교체하는 비용이 더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세계의 30% 가량에 달하는데, 이는 유럽연합은 물론 일본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업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중국 내 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죠. 그렇다면 자동차 생산이 둔화되면서 수요 공백이 발생하게 될텐데요. CNBC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우한 주변 지역의 직원 철수에 나선 자동차 생산업체에는 혼다(Honda)와 푸조 시트로앵 그룹(Peugeot Citroen Group) 등의 대기업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쯤에서는 상승론자들도 논리적인 상황 판단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데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자동차 생산이 중단된다면 팔라듐 수요는 줄어들거나 최소한 완화 되어야 하겠죠. 공장 가동 중단이 아직 수요를 낮출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겠지만, 중국의 원유 수요 우려가 지난 일주일 사이에 유가를 10% 끌어내릴 수 있는 정도라면 이 팔라듐의 상승세를 꺾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펀더멘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에도 아무래도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최고가를 기록하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인베스팅닷컴 김수현 콘텐츠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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