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 필자가 '암호화폐의 연착륙을 기대 한다'는 제목으로
조세일보(www.joseilbo.com)에 글을 기고 한 적이 있다. 당시 암호화폐 열기가 식지 않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 젊은 층이 주로 하는 암호화폐 거래를 미친(?) 투기의 장이 열린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암호화폐는 다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암호화폐로 인한 소득에 실제 과세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년 전 논의가 가상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의 성격 그 자체에 대한 초기적 논의였다면 이번에는 암호화폐소득에 대한 과세가 관심의 대상이다.

암호화폐소득에 대한 과세는 과세관청이 암호화폐거래소인 ㈜BTC 코리아 닷컴(빗썸 인터넷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 : 이하 빗썸)에 대해 800억 여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주된 내용은 과세관청이 비거주자가 빗썸을 통해 암호화폐를 거래한 뒤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비거주자의 기타소득으로 과세했고 빗썸을 원천징수의무자로 보고 원천징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본세와 가산세를 부과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정확한 내용은 추가적으로 더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부분까지를 토대로 암호화폐 과세에 대한 과세관청의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첫째, 과세관청이 암호화폐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기로 나선 것은 암호화폐의 성격에 대해 나름대로 확신을 가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암호화폐는 자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과세하기로 한 것이다. 과세대상 물건의 성격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는 불가능하다.

둘째, 자산이라는 전제하에 그 소득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잡았다는 의미다. 과세관청이 근거조항으로 선택 한 것은 소득세법 제119조 제12호 마목이다.

소득세법 제119조 제12호는 비거주자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을 규정하고 있는데 마목에서는 국내법에 따른 면허·허가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처분에 따라 설정된 권리와 그 밖에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을 과세대상 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과세관청은 비거주자의 암호화폐 양도차익을 국내원천 기타소득 중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것이다.

셋째, 과세관청은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을 원천징수의무자로 보고 있다. 이 근거는 소득세법 제156조(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 특례) 제6항이다.

제6항에는 '제119조 제11호에 따른 유가증권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를 통해 양도하는 경우에는 그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가 제1항에 따라 원천징수를 하여야 한다.

다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식을 상장하는 경우로서 이미 발행된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그 주식을 발행한 법인이 원천징수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빗썸을 투자중개업자로 보고 빗썸을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자로 봤다.

넷째, 비거주자가 빗썸에서 인출한 금액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했다. 이렇게 과세한 것은 인출한 금액을 암호화폐로 인해 발생한 소득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암호화폐로 인한 소득에 대한 과세는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라는 원칙은 특별한 예외가 없다면 언제, 어디서나 정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를 보면서 드는 첫 생각은 과세에 대해 미리 준비한 뒤 입법을 통해 정비된 상태에서 과세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필자가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암호화폐 과세에 대한 문제가 정부차원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에서 과세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암호화폐는 신종자산으로서 이번 과세의 근거로 본 자산분류처럼 '부동산 이외의 자산'으로 간단하게 자산으로 포섭할 것은 아니다.

이자산에 대한 공식적인 명칭도 각각인 가상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 암호자산 등이고 이자산의 성격이 화폐인지, 유가증권인지, 재고자산인지, 무형자산인지에 대한 세법적 측면의 확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과세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둘째, 비거주자에 대한 과세문제가 거주자보다 현실적으로 먼저 이루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과세는 국내기업인 빗썸에 대하여 과세가 이루어졌지만 그 내용을 보면 비거주자에 대한 원천징수를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과세로서 암호화폐에 대해 거주자보다 비거주자에게 먼저 과세가 이루어 진 것이다.

빗썸이 실제로 비거주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과세부담은 종국적으로 국내기업인 빗썸에게 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내용은 비거주자 과세인 것이다.

거주자에게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비거주자에게 과세를 우선한 것은 내외국인차별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실제 과세가 이루어진 경우 상대방국가에서 조세적인 측면이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측면의 보복 등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다.

셋째, 빗썸을 원천징수의무자로 본 부분이다. 원천징수의무자로 본 근거로는 소득세법 제156조 제6항으로서 그 내용은 '제119조 제11호에 따른 유가증권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중개업자를 통하여 양도하는 경우에는 그 투자중개업자가 제1항에 따라 원천징수를 하여야 한다'이다.

조세법의 해석원칙으로서 엄격해석에 따르면 암호화폐라는 자산의 성격이 세법상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유가증권으로 볼 수도 없고 제119조 제11호에 따른 유가증권으로 볼 수는 더더욱 없다. 그리고 빗썸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중개업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조항을 근거로 원천징수의무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넷째, 이번 과세기준금액은 비거주자가 인출한 금액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했다고 전해진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사실이라면 인출한 금액이 과세기준금액이 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인출금액은 양도차익금액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목적적합하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으면 과세는 이루어지는 것이 합당하다.

암호화폐가 우리 사회에 불현듯 찾아오고 이에 대한 자산의 성격이 지금껏 보지 못했던 터라 여러 가지 혼란이 일어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그러니 암호화폐가 우리사회에 처음 출현 했을 때 과세하는 문제도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세를 한다는 것은 암호화폐의 자산성을 인정하고 그 논의를 제도권으로 들여온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문제는 그 기초자산이 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경제시스템에서 그 자산성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에 대해 과세해야하고 과세를 하려면 그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시점에서는 암호화폐의 자산성을 논의하기보다는 자산성 전제하에서 자산의 성격이나 과세방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회계, 조세시스템의 치밀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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